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 3'사가 수입차 시장 1~3위를 꿰찼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미국차 브랜드 테슬라가 순위권 내에서 경쟁하면서 수입차 판도가 바뀌었다. 오로지 전기차로만 승부하고 있는 테슬라의 기세가 무섭다는 평가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수입차 등록 대수는 24만9412대로 전년 동기(21만5980대) 대비 15.5% 증가했다. 테슬라, 전기차만 팔았는데도...3위 우뚝테슬라의 약진은 라인업에 전기차만 있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이 기간 누적 판매량은 4만7962대, 점유율 19.23%로 3위다. 전년 동기(2만4880대) 대비 두 배가량(92.8%) 급증했다.
BMW와 더불어 수입차 시장 양강 자리를 지켜온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 2위 벤츠(5만4121대)와의 격차가 약 6200대에 불과할 만큼 성장세가 놀랍다. 모델Y 신차 효과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가 2424대 팔려 1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승세에다 테슬라코리아는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 출시'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운전자의 감독이 있어야만 하는 FSD이긴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기다렸던 서비스라 주목된다.
'영원한 라이벌' BMW vs 벤츠...BMW 승리 유력수입차 시장에서 또 하나의 관심사는 BMW와 벤츠의 순위대결이다. BMW는 올해 1~10월 누적 판매량 6만4015대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 벤츠와의 격차는 약 1만대가량 난다. 업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BMW가 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량 1위를 지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MW의 전 모델이 고루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5시리즈(1만9989대), X3(5515대), 3시리즈(5240대), X5(5106대) 등 10위권 안에 4개의 모델이 들어왔다.
전기 모델을 꾸준히 늘린 점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BMW는 이 기간 순수 전기차만 4814대 팔았다. i5는 8400만~1억580만원까지의 고가 전기차에 속하는 모델임에도 BMW코리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약 29%를 차지했다.
상황에 따라 11~12월 남은 두 달간 순위 변동 가능성도 있다. 최근 테슬라의 인기가 상당한 데다 FSD 변수가 더해져서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감독형 FSD를 띄우는 등 관심이 더 커지는 상황이라 연말 판매가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