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에 출연했던 배우 최창균이 폐기물 수거 일을 하는 근황을 공개했다.
최창균은 26일 유튜브 채널 '원마이크'에 올라온 영상에서 밝은 모습으로 등장, 창고 앞에서 "폐기물을 수거해서 하역하는 장소"라고 소개했다.
최창균은 관객 수 1000만명을 넘긴 영화 '명량'을 비롯해 '홀리데이', 드라마 '나쁜 녀석들' 등에서 활약했던 배우다. 그는 "1000만 배우는 최민식 선배님이 1000만 배우고, 난 '명량'에서 조선 장군 한 5명 정도 중 한 명으로 나왔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에르메스 패션쇼에 메인 톱 모델로 선 이력도 있다. 최창균은 당시를 회상하며 "에르메스가 뭔지도 모를 정도로 패션에 무지했다. 공개 오디션을 갔는데, 외국 바이어분이 나를 찍어서 '저 친구가 메인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쇼 다음 날부터) 너무 많은 스포라이트를 받았다. 영화사, 방송작가, 드라마 PD, 패션 잡지 편집장 등 전화기가 불이 나더라. 그다음부터 화보, 광고도 많이 찍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창균은 이사하는 집을 방문해 능숙하게 폐기물을 수거했다. 길거리에 널브러진 폐기물들을 보며 "이런 게 다 나와 있으면 '동네가 왜 이렇게 지저분해'라고 생각하지 않나. 나 스스로 환경청에 있다는 느낌으로 일한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아니냐"라며 미소 지었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 경제적인 걸 떠나서 뭔가 더 활발해지고 오히려 자존감도 올라간 것 같다. 일이 끝나고 녹초가 돼 집에 와서 샤워하면 건강해지는 것 같다. 정신 건강에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거듭 강조한 최창균이었다. 배우 활동을 하던 중 극도의 불안감, 우울감을 겪은 적이 있었다는 그는 "일을 해서 그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람이 일을 안 해서 시간이 많아지면 잡생각이 든다. 불안도 내가 만드는 거다. 시간이 더 지나면 자신감이 완전 바닥을 치고 잠을 못 자니까 몸도 아플 거다. 술에 의지할 수도 있다"면서 "결론은 나를 사랑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창균은 "운동하든, 허드렛일을 하든 뭐든 좋으니 하면 점점 건강해진다. 몸이 건강해야 멘탈도 건강해진다"면서 "연기, 모델 생활도 너무 보람찬데,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건 똑같다는 거다. 메이크업 받고 일하는 것도 노동의 가치고, 물건을 들고 하는 일도 다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것"이라면서 "스스로 뿌듯하면 아무 상관 없는 거다. 내가 자랑스럽고 건강하면 그게 제일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