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법무법인 세종은 올해도 ‘인재 블랙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타 변호사뿐 아니라 판검사, 산업계 전문가, 고위 관료 출신까지 끌어모으며 종합 컨설팅 역량을 확대했다. 산업과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선제적이고 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오종한 세종 대표변호사는 “로펌은 규제 강화 신호가 감지되면 입법 방향을 조기에 파악해 기업별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등 전방위적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며 “능력 있는 전문가들이 모이는 것을 넘어 서로 믿고 협업할 때 로펌이 진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은 2021년 오 대표 취임 이후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까지 매출은 4년간 64%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다른 로펌의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는 M&A 분야 전통 강호로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송무 역량까지 강화했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오 대표는 올해 기업지배구조, M&A, 사이버보안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상법 개정이 본격화되면서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권익 보호가 실질적 경영 현안으로 떠오르자 세종은 지난 6월 ‘기업지배구조 전략센터’를 출범시켰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MBK 연합을 대리하고 한미약품,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에도 관여하며 관련 역량을 입증했다. 개정 상법 1호 사건으로 이슈가 된 태광산업 교환사채(EB) 발행금지 가처분 사건에서도 태광산업을 대리해 승소했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조항과 관련된 법원의 첫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큰 사건이었다.
조 단위 딜이 쏟아진 M&A 시장에서도 주요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지난해 M&A 시장에서 김앤장과 양강체제를 구축한 세종은 올해 알리익스프레스-신세계 온라인 플랫폼 합작 법인 설립(6조원), SK에코플랜트 환경 자회사 매각(1조7800억원) 등 굵직한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기업결합과 공정거래가 중첩됐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업 결합도 성사시켰다.
올해 통신사를 비롯한 다수 기업에서 대규모 해킹 사고가 발생하면서 ICT 보안 관련 분쟁과 자문도 늘었다. 오 대표는 “사이버보안 이슈는 단순한 IT 리스크를 넘어 기업의 평판, 영업, 규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영 리스크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세종은 2년 전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ICT·보안·데이터 분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사이버보안센터를 확대 운영해왔다. 산업 이슈를 선점한 만큼 올해 해킹 사태가 발생한 대다수 기업이 세종을 찾았다.
올해 급격한 규제 환경 변화가 있었던 노동 분야도 빈틈없이 대응했다.
보건복지부가 약가제도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 역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오 대표는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최혜국(MFN) 약가 정책과 보건복지부의 약가제도 개편 검토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에서 신약 출시를 포기하거나 기존 약제를 철수하는 ‘코리아패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은 이에 대응해 권덕철 전 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식품안전 분야 공인전문검사로 정평이 나 있는 손정현 변호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심사위원을 오랜 기간 역임한 최병철 고문 등을 영입했다.
오 대표는 GDP 성장률 대비 로펌의 성장세가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법률 시장의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에도 정부 정책 변화와 규제 강화에 따라 공정거래, 노동, 자본시장, 조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문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