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와 우주항공 산업의 핵심 소재인 코발트 가격이 올 들어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콩고의 공급 제한 정책에 전략광물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국가 간 ‘자원 확보 전쟁’까지 겹친 결과다. 가격 불안이 이어지자 코발트를 충분히 비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가와 기업 사이에 퍼지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 배터리산업에 강점을 지닌 한국도 코발트 가격 리스크 줄이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中, 코발트 광산 지분 사들여
26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코발트값은 t당 4만813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말 2만1490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10개월여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올해 코발트 가격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3만달러 선을 유지했으나 지난달부터 급등세를 보이며 4만달러를 넘어섰다.
코발트 가격이 불안해진 주요 요인은 콩고민주공화국의 공급 통제다. 전 세계 코발트 채굴의 약 75~80%가 콩고에서 이뤄지는데 지난달 중순 콩고가 수출 쿼터제를 도입했다. 코발트를 국가안보 전략광물로 취급하면서 연 8만7000t만 수출하겠다고 공지했다.
공급 부족 우려에 전 세계가 코발트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최근 5억달러(약 7340억원) 규모로 코발트 비축 사업을 시작했다. 비축 입찰에는 발레(캐나다), 스미토모금속광산(일본), 글렌코어(노르웨이) 등 글로벌 코발트 채굴 기업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1위 배터리 생산국인 중국 역시 코발트를 확보하기 위해 최근 광산 지분 확보에 나섰다. 광산을 사들여 시장 가격과 상관없이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럽연합(EU)은 전략원자재법까지 제정하며 코발트 확보에 나섰다. ◇콩고 수출 쿼터제에 직격탄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향후 2~3년간 코발트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전기자동차와 항공·방위산업 등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공급 확대 기미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최근 전기차 시장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침체)이 진정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단기적으로 콩고가 수출 쿼터제를 폐지할 가능성은 낮다. 러시아 호주 캐나다 잠비아 등 다른 코발트 보유국이 생산을 늘려야 하지만 광산 개발과 정제설비 증설에는 몇 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세계 각국이 전략광물인 코발트 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내년에 t당 5만달러 돌파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업계에서는 코발트 가격 급등세가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삼원계 배터리를 주로 생산한다. 코발트 의존도가 특히 높다.
한국도 정부와 기업이 함께 코발트 등 전략광물 해외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특정 광산에 투자하고 있는데, 자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