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26일 급등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튀르키예의 원자력발전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커진 데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규모 원전 건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5.71% 상승한 7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665억원어치와 336억원어치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순매수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기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미국 정부가 자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등과 협력해 최대 8기의 대형 원자로 AP1000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한 영향이다. 이 사업에는 800억달러(약 117조원)가 투입된다.
국내 원전 기업들의 튀르키예 진출 가능성이 커진 점도 원전 테마의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했다. 지난 24일 열린 한·튀르키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전력과 튀르키예 원자력공사는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적인 원전 산업 활기의 핵심 수혜주다. 설령 한국 원전업계가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못하더라도,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 제작 등을 수주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체코 두코바니 원전이 두산에너빌리티 수주잔고에 반영될 예정”이라며 “웨스팅하우스가 유럽에서 수주한 불가리아 원전 2기, 폴란드 원전 3기의 기자재 수주도 2026~2027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형 원전 시장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MOU를 맺은 미국 에너지 개발업체 페르미아메리카가 2030년 초반 가동을 목표로 대형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최규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주조 및 단조소재부터 발전 기자재 완성까지 창원 공장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업체”라며 “업체 간 조율이 아닌 내부 조직간 조율 과정만 거쳐 제작할 수 있기에 납기 준수에 큰 강점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이 분야 선두주자인 뉴스케일파워 및 엑스에너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스스로도 회사를 ‘SMR 파운드리(전담 제작 업치)’로 표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부터 SMR 전용 라인 투자에 나서 연간 생산 능력을 모듈 20기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혜정 연구원은 “현재 SMR 생산은 대형원전 생산 라인 중 하나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내년 1분기 중 신규 SMR 라인을 착공하면서 대형원전 생산라인이 5개로 회복된다”고 말했다.
최규현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술을 가리지 않고 제작성 확보가 가능한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는 중”이라며 “대형원전과 SMR 모두 일본 등의 유력 경쟁업체 대비 납품실적, 품질, 신뢰도에서 앞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주가가 올라 자산이 불어나자 개인투자자도 반기는 분위기다. 더 많은 주식을 사두지 못한 걸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네이버 증권의 두산에너빌리티 종목 토론방에서 한 투자자는 "이럴 줄 알았으면 추가매수 더 할걸"이라며 "차(주가 상승) 출발했네"라고 말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등록된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보유 투자자들의 평균 매수단가는 6만8701원이다. 이날 종가 기준 13.10%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