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현대가(家 ) 대물림 드레스'를 만든 디자이너 이광희가 화제를 모은 웨딩 예복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26일 방송되는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이하 '이웃집 백만장자')에서 이광희의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공개된다.
이광희는 국내 상류층 웨딩패션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시어머니·시누이·며느리까지 3대가 물려 입어 화제를 모았던 '현○家 웨딩드레스'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차녀 정선이 씨, 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 며느리인 정기선 부사장의 신부까지 같은 드레스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희는 "유수의 재벌가 자제분들은 거의 제 웨딩드레스를 입었다"고 귀띔했다. 방송에서는 이러한 재벌가 예복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절제된 디자인 속에 깃든 고급스러움의 비밀도 공개된다.
화려한 커리어의 이면에는 한때 커다란 상처도 있었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1999년, 이광희는 '옷로비 사건'이라는 초대형 스캔들에 휘말린 것.
재벌가 부인이 고위층 인사 부인에게 고급 옷을 뇌물처럼 제공했다는 의혹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국회 청문회까지 열리며 전국을 뒤흔들었다. 당시 일부 보도에서는 "남산 L모 디자이너가 정계 고위 인사에게 옷을 선물했다"는 추측이 제기됐고, 자연스레 화살은 남산에 자리했던 그의 이름을 향했다.
서장훈이 "그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으셨냐"고 묻자, 이광희는 단호하게 "전혀 상관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남산의 L모 디자이너는 저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당시의 충격과 억울함을 담담히 풀어놓았다. 이후 진실이 밝혀지기까지의 지난했던 과정도 이날 방송에서 보다 상세히 다뤄질 예정이다.
이광희는 김희애·장미희·정윤희 등 시대를 대표한 톱스타들의 스타일을 책임졌다. 특히 시청률 80%를 기록한 국민드라마 '사랑과 진실'에서 원미경의 '부잣집 딸 룩'을 선보이며 전국적인 열풍을 불러 일으키기도. 남대문 시장에는 원미경 옷이라는 이름의 카피 제품이 넘쳐났고, 그녀의 패션쇼는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 17년간 꾸준히 아프리카로 향하며 봉사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