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순재 '서울대 후배' 이상윤도 애도…황정음도 "따뜻했던 아버지"

입력 2025-11-26 09:31
수정 2025-11-26 10:00

지난 25일 세상을 떠난 '연예계의 큰 스승' 고(故) 이순재에 대한 추모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글과 사진들이 속속 게재됐고,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연예계·정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인과 서울대 동문인 배우 이상윤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새벽녘, 숙소에서 잠을 깨우며 들리던 무서운 바람 소리와 거친 파도 소리가 이순재 선생님의 소천을 세상이 슬퍼하며 우는 소리였나 봅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늘 응원해 주시고 동문 선후배로 언젠가 무대서 만나자던 말씀, 이제 영영 기회를 잃었네요"라며 "부디 그곳에서는 행복하시고 평안하시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이순재는 서울대 철학과 출신이며, 이상윤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황정음 역시 "이순재 선생님, 존경하고 그리고 사랑합니다"라며 "아무것도 몰랐던 제겐 따뜻했던 아버지셨다"고 추억했다. 이어 "오랫동안 많은 후배에게 변치 않은 사랑과 기억을 남겨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정음이는 영원히 선생님 기억할게요"라고 밝혔다.


연극 '리어왕'과 tvN 단막극 '산책'에서 함께 연기한 이연희도 "선생님 그곳에서는 편안히 쉬세요"라고 적었다. 그는 "선생님과 함께했던 순간들이 제게 큰 영광이었어요, 잊지 못할 거예요"라며 "영원한 배우 이순재 선생님을 위해 기도합니다"라고 애도했다.

배우 김하영은 고인이 생전 전해 준 말을 떠올리며 "'사람들이 너희를 재연배우라고 부르지만, 너희는 그냥 연기를 하고 있는 거야' 이 말씀 하나로 위로가 되어주시고 힘이 되어주셨던 이순재 선생님"이라며 "선생님의 따뜻한 말씀 한마디에 더 열심히 연기하며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 평생 기억하며 더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게요"라며 "하늘에서는 평안히 쉬시길 바랍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우리의 큰 어른 이순재 선생님"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수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순재가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남긴 수상소감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는 문구를 올리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개그맨 박성광 역시 "8년 전 영화감독 준비 중이라고 말씀드렸을 때 '편견과 꼭 싸워 이기라'고 말씀해 주셨던 이순재 선생님 말씀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영면하소서"라고 적었다.


빈소에는 백일섭, 장용, 손숙, 최수종, 이승기, 김성환, 최현욱, 박근형, 이서진, 나영석 PD, 정보석, 최다니엘, 서신애, 진지희, 유동근, 김영철, 최지우, 정준호, 유준상, 소유진, 김광규, 박경림, 김학래, 이용, 최병서 등이 방문했다. 정계 인사로는 오세훈 서울시장, 박술녀 한복 원장,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이 조문했다.

정부는 고(故) 이순재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이순재는 2018년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이미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이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최 장관은 "연극, 영화, 방송을 아우르며 칠십 년의 세월 동안 늘 우리 국민과 함께하며 울고 웃으셨다"며 "선생님이 남기신 발자취는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 선생님, 우리 모두 신세 많이 졌습니다"라고 고인을 기렸다.

한국방송대중예술인단체연합회는 KBS 본관과 별관에 추모 공간을 마련해 30일까지 일반 시민도 조문할 수 있도록 했다. 27일 발인식에 맞춰 KBS 별관에서 별도의 영결식을 치르는 방안도 유족과 논의 중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