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크라 종전안 합의…영토문제, 정상간 결정

입력 2025-11-25 18:06
수정 2025-11-26 00:53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의견을 반영한 새로운 종전 평화안을 마련했다. 다만 영토와 안보 등 핵심 쟁점은 양국 대통령이 결정할 예정이다. 양국의 최종 합의안을 러시아가 수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르히 키슬리차 우크라이나 외무부 제1차관 발언을 인용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9개 항목으로 구성된 새로운 평화 협정 초안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만든 28개 항의 종전안보다 내용이 축소됐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대표단 협상을 하고 종전 계획을 논의했다. 양국은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키슬리차 차관은 “치열했지만 생산적인 논의였다”며 “양측 모두 긍정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안이 도출됐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도 합의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평화안) 조항 대부분에 합의가 이뤄졌고 몇 가지 이견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새 종전안은 기존보다 우크라이나 측 요구 사항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이 제시한 안에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 군사력 축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불가 방침 등이 담겼다. 대부분 우크라이나가 수용할 수 없는 ‘레드라인’을 벗어난다며 거부해온 조건이다. 키슬리차 차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사력을 60만 명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철회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완전히 새로운 안이 나왔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존에 명시된 ‘나토의 추가 확장을 차단한다’는 표현도 완화됐다.

다만 가장 민감한 내용은 양국 정상이 결정하도록 했다. FT는 “영토 문제, 나토·미국·러시아 간 관계 등의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함께 서명하도록 (종전안에) 괄호로 묶어뒀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만남이 예정돼 있지 않다고 했다.

러시아가 수정된 종전 조건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크렘린궁은 보도를 통해 미국의 계획에 대한 유럽의 역제안을 봤다며 유럽 측 제안은 비건설적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은 미국이 초안을 공개한 이후 전선 동결, 영토 문제 향후 논의, 집단 방위식 우크라이나 안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4일 대니얼 드리스콜 미국 육군장관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만났다. 드리스콜 장관은 아부다비에 머무는 동안 우크라이나 측과도 만날 예정이다. 회담은 25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