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상장 앞두고 K-IFRS 선제 적용...회계상 순손실 발생

입력 2025-11-25 14:56
이 기사는 11월 25일 14: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상장을 앞두고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하면서 3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기존에 투자 유치를 위해 발생한 대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IFRS 기준에서는 부채로 잡히면서 단순 회계상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무신사는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3024억원, 영업이익 118억원을 올렸다고 2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7.3% 증가했다. 순손실은 145억원으로 같은 기간 93% 늘었다.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오히려 순손실이 발생한 원인은 회계정책 변경이다. 무신사는 그동안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적용했다. 그러나 IPO를 준비하며 올해 상반기부터 K-IFRS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종전에는 전환권 대가를 자본으로, 상환우선주를 금융부채로 나눠 처리했지만, IFRS 전환 후에는 전환권 대가 역시 파생금융부채로 분류했다. 기존 분기보고서도 모두 소급 반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 약 400억원 규모의 이자비용을 반영한 데 이어서 3분기에도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RCPS는 상환권과 전환권이 부여된 우선주다. RCPS가 회계상 부채로 분류되면 회계적으로 이자비용과 평가손익이 기간별로 인식된다. 다만 해당 이자비용 및 평가손익은 기업의 영업활동과 무관한, 실제 현금의 유출입이 없는 재무제표상 손익항목이다.

무신사는 2019년 시리즈A 투자부터 2023년 시리즈C 라운드까지 모두 RCPS 방식으로만 자금을 조달해왔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5000억원 이상에 달한다.

국내 상장사는 K-IFRS 적용이 의무다. 무신사는 연내 주관사를 선장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회계 정책을 변경하며 몸풀기에 나선 모습이다.

거래소는 통상 상장 전에 RCPS 등 회계상 착오를 불러올 수 있는 우선주 등에 대해 보통주로 전환할 것을 권유한다. 향후 본격적인 상장 예심 청구 단계가 되면 무신사 투자자 역시 해당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무신사 측은 “영업외손익 관점에서 올해부터 회계 정책을 변경하며 장부상 부채가 일시적으로 반영된 것”이라며 “현금흐름엔 변화가 없고 본업의 성장세도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