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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기후 변화 부인속에서도 미국 기업들은 글로벌 기후 의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열리는 COP30(제 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는 참석한 미국 기업 대표는 지난 해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로이터뉴스가 참석자의 명단을 분석한데 따른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해 아제르바이잔에서 개최된 COP29차 회의에서 50개 미국 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기술 기업을 비롯, 씨티그룹, GM, 엑슨모빌,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등 60개 회사 대표가 참석했다.
국제상공회의소 정책 담당 사무차장 앤드류 윌슨은 "미국 기업들은 올해도 기후 정책에 대한 관심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극심한 기상 현상으로 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어 효과적인 기후 정책에 대한 참여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업 대표들은 기온이 상승하면서 공장과 공급망, 최종 이익에 대한 위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회의에 참석한 펩시코의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 짐 앤드류는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 수립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성공하려면 농부들이 수확을 잘해야 하고 그들이 계속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펩시코는 시리얼 제품인 워커스 크리스프와 퀘이커 오트밀 등의 식품 원료를 각국의 농산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연방 및 비연방정부 단위의 기존 정책을 적용하면 2035년까지 미국의 배출량이 35%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많은 부분은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전 미국 환경보호청장인 지나 매카시는 "정부에 따라 정책이 달라져도 민간 부문은 계속해서 청정 에너지에 투자하고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작년에 미국에서 청정 에너지 관련 일자리는 전국 일자리 평균보다 3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2주간 진행된 COP30 회의에는 탄소 배출권 플랫폼 기업 등 탄소 시장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소규모 미국 기업들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사기극이라고 비난해왔다. 그럼에도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변화하고 있는 추세는 달라지지 않았다.
세계경제포럼 지구 시스템 의제와 열대우림연합의 책임자인 잭 허드는 "미국 정부의 언급이 어떻든 기업과 시장은 움직이고 있으며 정책 입안자들도 그 방향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CDP(정보 공개 플랫폼)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기후 전략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기후 전략을 공개하고 있다.
WMBC의 CEO인 마리아 멘딜루체는 “미국은 세계 기후, 에너지, 산업 정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가 지도자가 아니어도 비국가 행위자, 기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기업들은 에너지 전환의 경쟁력, 혁신, 안보, 그리고 공급망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