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 도입한 제주, 2035년 탄소중립 실현"

입력 2025-11-24 18:13
수정 2025-11-25 00:19

“그린수소 생태계를 확산해 대한민국의 에너지 대전환을 선도하고 2035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습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해 5월 2035년에 탄소중립도시를 실현하겠다는 담대한 비전을 발표했다. 정부 목표인 2050년보다 15년 앞당기겠다는 목표였다. 광역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재생에너지와 청정수소를 기반으로 한 ‘탄소중립 선도도시’ 조성 사업에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그린수소 상용화 및 상업화에 성공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린수소는 탄소중립 달성 위한 핵심”오 지사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20%로, 전국 평균의 두 배를 넘었다”며 “지난 4월에는 네 시간 동안 전국 최초로 도내 전력 사용량의 100%를 제주 바람과 태양광으로 충당한 ‘일시적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실현하는 등 탄소중립이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그린수소 상용화 및 상업화에 성공했다. 구좌읍에 3.3㎿ 규모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지어 하루 600㎏을 출하한다. 내년에는 출하량을 하루 1.1t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바람을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분해해 만든 수소를 말한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없어 ‘그린’이 붙었다. 그린수소 상용화로 제주에서는 지난 8월 기준 22대의 수소버스가 운행된다.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에서는 ㎏당 1만5000원에 그린수소를 판매 중이다. 내년까지 제주에 세 곳의 충전소를 확충할 계획이다.

오 지사는 “수소 경제를 확대하기 위해 생산, 저장, 활용 등 전주기 인프라 확대를 가속하겠다”며 “그린수소는 2035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기후에너지환경부와 ‘2035 제주 탄소중립 추진 협의체’를 구성했다. 정부와 에너지공사, 국가 연구기관, 민간기업 등이 참여하는 탄소중립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5일 정부가 분산에너지특구 지정에 제주도의 계획안 세 가지를 모두 승인한 점도 탄소중립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는 가상발전소(VPP) 기반의 전기차 양방향 충전(V2G), 에너지저장장치(ESS), 남는 전기를 다른 에너지원으로 활용(P2X) 등 세 개 신사업 모델을 지정받았다. 오 지사는 “이제 전기차를 소유한 제주도민은 낮에 충전했다가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에 전력망으로 다시 전기를 공급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탄소중립과 관련해 제주에서 실증한 모델을 국가 단위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로 키운 농작물 내놔제주도는 지난해 RE100 계란과 우유를 상품화했다. 생산부터 가공까지 전 과정에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활용했다. 내년 초엔 RE100 감귤을 출시한다. 비닐하우스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이 전력을 생산해 ESS에 저장하고, 이 전력으로 히트펌프를 돌려 감귤을 키우는 방식이다.

오 지사는 “RE100 감귤은 농가가 재생에너지로만 전기를 생산해 농작물을 키우는 최초 모델”이라며 “감귤 수확은 물론 남는 전기를 판매까지 할 수 있어 진정한 ‘영농형 태양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제주 제2공항 사업 계획에 대해선 국토교통부의 환경영향평가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오 지사는 “사업 반대 측이 도민 직접 투표를 주장하는데, 광역단체에서 주민 투표로 결정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이르면 내년 말 결과가 나오는 환경영향평가에서 문제없으면 건설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동의는 제주도의회가 결정할 것”이라며 “최종 결정 단계에서 쟁점 및 갈등 해소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주=임동률 기자/최해련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