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가계대출 잔액이 올 들어 4조원 넘게 불어나며 금융당국에 제출한 목표치를 두 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로 은행 등 금융회사가 대출 문턱을 높이는 사이 새마을금고가 공격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영업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지역·서민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이어 주담대에만 집중하는 것은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가계대출 증가’ 2금융권 1위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가계대출 잔액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4조1000억원 증가했다. 2금융권을 통틀어 올해(1~10월) 가계대출 증가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새마을금고 가계대출 증가액은 농협(1조6000억원), 신협(1조2000억원), 수협(2000억원) 등 다른 상호금융권을 크게 앞질렀다. 가계대출이 줄어든 저축은행(-3000억원), 보험(-2조3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2조7000억원) 등과도 대비된다.
새마을금고의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은 76조5000억원이었다. 올 들어 10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은 5.4%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6%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은 물론 전 금융권을 통틀어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3.8%) 이내로 설정하면서 업권별로 차이를 뒀다. 은행권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1~2%, 상호금융은 2%대 후반 등으로 정했다. 이에 더해 6·27 대출 규제로 올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량은 당초 계획 대비 50% 감축됐다. 새마을금고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이미 연간 목표치를 두 배 이상 초과한 것이다. ◇ 시중은행보다 금리 낮아당국이 금융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강도 높게 주문하고 있지만, 행정안전부 소관인 새마을금고는 이 같은 통제를 따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단위 금고가 내세운 주담대 금리는 1금융권보다 낮은 수준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부산 사상중앙새마을금고는 8~10월 최저 연 3.45% 금리로 아파트담보대출을 내줬다. 3개월간 취급한 대출 평균 금리도 연 3.59%에 불과하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9월 신규 취급한 주담대 금리가 평균 연 4.02~4.3%인 것을 감안하면 새마을금고의 대출 금리가 더 낮았다. 이 밖에 세종·온그룹의료재단(연 3.49%·최저금리 기준), 남부·늘푸른사상·부산화명·부평(연 3.5%) 등 다른 단위 금고도 낮은 금리로 대출을 내줬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기업대출을 줄이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영업을 확대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새마을금고가 늘린 가계대출이 주담대에만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새마을금고의 주담대 잔액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4조4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작년 말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 수분양자의 입주잔금대출 등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