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EB발행 계획 전면 철회...트러스톤 "결정 환영"

입력 2025-11-24 15:21

태광산업이 논란이 됐던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지난 5개월간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등 EB 발행 여건이 악화된 데다, 주주·기관투자자들의 반대 의견이 이어진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태광산업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기초 교환사채 발행 취소를 결정했다. 태광산업은 지난 7월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EB 발행 등을 통해 3186억원을 조달하겠다고 했지만 이 계획을 취소한 것이다. 당시 EB 발행 계획을 밝힌 이후 시장에선 EB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 등이 제기됐다.

태광산업은 입장문을 통해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한 이후 이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이들의 의견을 청취했다"며 "태광산업은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과 시장 여건의 변화,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환사채 발행을 철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당초 교환사채 발행의 목적으로 밝혔던 구조조정을 위해 다른 자금조달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올해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과 애경산업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진행중이고, 화장품과 에너지, 부동산, 조선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또 기존 석유화학 사업과 관련해 가동을 중단한 생산시설의 철거와 인력 재배치에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필요한 자금에 대해서는 외부 차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광산업의 EB 발행을 강하게 반대해왔던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날 “이번 철회 결정은 태광산업 및 이사회가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입장을 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