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직장인, '6개월마다 500만원씩' 10년간 1억 모았더니… [일확연금 노후부자]

입력 2025-11-25 08:00
수정 2025-11-25 09:00

퇴직연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연금개미'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15%씩 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난 9월에는 460조원을 넘겼다고 합니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의미죠.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주식·채권 등으로 운용되는 '실적배당형'의 비중은 9월 말 기준 23%를 기록했습니다. 2005년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원금보장형 비중이 80% 밑으로 떨어진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과 IRP 계좌의 경우 실적배당형 비중이 각각 31%와 41%에 달합니다.

퇴직연금 자산을 적극적으로 불리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수익률도 높아졌습니다. 최근 10년간 퇴직연금 수익률은 연 2.6%로, 3%가 채 안 됩니다. 하지만 최근 5년 수익률과 3년 수익률은 각각 연 3.5%와 연 5.4%로 점점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실적배당형 계좌만 따로 떼서 보면 최근 3년 수익률이 무려 11.6%입니다.



이렇게 높은 수익을 내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요? 퇴직연금은 길게는 20~30년 후에나 꺼내 쓸 수 있는 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종목을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연금 개미를 위해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연금 계좌에서 사 모아갈 상장지수펀드(ETF)' 리포트를 발간했는데요, 여기서 언급된 연금 투자 방법을 소개합니다.

유진투자증권은 퇴직연금 투자에서 세 가지 변수가 중요하다고 꼽았습니다. 투자 금액, 수익률, 그리고 시간입니다. 이 중 '복리 효과'를 낼 수 있는 수익률과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리포트는 "투자 금액은 금액을 늘리는 만큼 최종 결과도 같은 배수로 늘어나는 단순한 구조지만, 수익률과 투자 기간은 결과를 '기하급수적'으로 바꾸는 변수"라며 "더 높은 수익률로, 더 장기간 투자하면 어느 시점부터 최종 결과는 두 배가 아니라 그 이상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퇴직연금을 불리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10년 이상 투자하기'입니다. 10년을 주식에 투자했을 때 손해를 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시장 대표지수인 S&P500을 예로 들어볼까요. 리포트에 따르면 2차대전 시기를 제외하고, S&P500에 10년간 투자해 손실이 난 경우는 총 3번입니다. 1974년 7월부터 1975년 사이, 1977년 9월부터 1979년 5월 사이,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0월부터 2011년 1월 사이입니다.

리포트는 "2차대전 시기를 빼고 S&P500 10년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경우는 과거 3번 있었는데, 이를 확률로 따지면 100번 중 7번(7.5%)에 불과하다"며 "반대로 이익이 난 경우는 100번 중 92%의 확률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10년간 수익률이 부진했다면 그다음 10년의 수익률이 평균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10년 투자 공식은 미국 증시에만 국한된 게 아닙니다. 일본, 유럽, 중국, 그리고 한국 증시도 10년간 투자했을 때 손해를 볼 확률이 이익을 볼 확률보다 확연히 낮았습니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10년간 투자했을 때 14%의 확률로 손해를 봤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퇴직연금 계좌에 어떤 ETF를 담아야 할까요? 투자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어지면 ETF의 '비용'이 무시 못 할 변수가 됩니다. 적립식으로 6개월마다 500만원씩 연 7%의 수익률로 10년간 총 1억원을 넣는다고 가정해봅시다.

수수료가 연 0.3%인 상품과 연 0.8% 상품에 투자할 경우 10년 뒤 투자금이 전자는 1억4381만원, 후자는 1억3971만원입니다. 무려 410만원 차입니다. 비슷한 수익률이라면, 무조건 비용이 싼 ETF를 고르는 게 이득이라는 뜻입니다.

수익률도 중요합니다. 같은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F라면 결국 수익률이 더 높은 상품을 골라야 합니다. 유진투자증권은 "과거 성과가 미래 수익률을 담보하는 건 아니지만, 누구라도 미래를 쉽게 알기 어렵다는 가정하에 과거 성과가 더 좋았던 ETF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