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사 공백' 초비상 상황에…정부 '한의사 카드' 꺼냈다

입력 2025-11-24 14:05
수정 2025-11-24 14:13

정부가 보건소·지방의료원 등 지역 공공의료 현장 의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의사 투입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회에서 나온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감소에 따라 한의사의 참여와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에 대해 24일 “공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병역 의무를 대신해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하는 공보의 수가 급감하며 농어촌 등 지역의료에 구멍이 생기자 한의사의 역할을 강화해 그 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보건소·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의 한의 진료 기능을 강화한다. 또 지역 한의 공공보건사업을 활성화하는 등 공공보건의료 분야에서 한의계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병역 자원 감소와 군 장병 처우 개선 등의 여파로 현역 입대를 선택하는 의대생이 늘면서 신규 편입되는 의과 공보의 수가 해마다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 충원 규모는 2020년 742명에서 2025년 247명으로 495명 감소,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지방 보건지소와 지방의료원은 당장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직면했다.

정부가 ‘한의사’ 카드를 검토하는 이유는 의사 인력을 당장 늘리기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상대적으로 인력 활용에 여유가 있는 한의사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방안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24일 “한의사를 활용해 지역 공공의료 분야의 양의사 부족 사태를 해결할 것임을 밝힌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한의과 공보의에게 일정 기간 교육 수료 후 일차의료에 필요한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다면 농어촌 의료취약지역에서의 일차의료 공백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의사단체는 한의 진료와 의과 진료는 영역이 다른데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 자리를 한의사로 대체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응급 처치나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상황까지 한의사가 감당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도 거론된다.

정부가 ‘적극 검토’에 나선 만큼 공공의료 현장에서 한의사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은 커졌다. 다만 각 계의 견해차가 뚜렷한 만큼,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한의사 역할을 넓힐지, 이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보완할지가 향후 정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