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길음역 인근에 2200여가구를 짓는 ‘신월곡 1구역’ 재개발사업이 내년 하반기 ‘첫 삽’을 뜰 전망이다. 사업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미아리 텍사스’(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철거 작업이 본격화되면서다. 균형발전촉진사업을 통해 주변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북구는 지난 19일부터 신월곡 1구역 재개발사업(하월곡동 88의 142일대) 구역 내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철거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4월 주택, 상가 등을 먼저 허물기 시작한 데 이어 부지 조성 절차에 본격 돌입한 것이다.
지하 6층~지상 46층, 11개 동, 2201가구(임대 197가구 포함) 규모로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오피스텔(170실), 상업 및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을 함께 공급하는 복합개발 형태로 사업을 추진한다. ‘지하 스트릿몰’을 통해 길음역(4호선)과 단지를 직접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지 북쪽과 서쪽에 각각 어린이공원과 문화공원을 조성한다.
사업지는 성북구의 관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근에 내부순환도로 진출입로가 조성돼 있고, 광역버스 정류장과도 가깝기 때문이다. 동북선 정차역도 인근에 예정돼 있어 교통 접근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북쪽으로는 길음뉴타운(재정비촉진구역)과 미아뉴타운 사업으로 공급된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월계로를 따라 동쪽에는 장위뉴타운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신월곡 1구역은 약 3㎞ 거리에 있는 성북동 성북 2구역 재개발사업과 결합개발을 진행한다. 성북 2구역은 한양도성 성곽길을 비롯한 문화재와 자연 녹지가 인근에 있어 용적률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신월곡 1구역은 일반상업지역으로 분류되는 만큼 높은 용적률(679% 적용)을 확보할 수 있다. 신월곡 1구역 2201가구 중 201가구가 성북 2구역 조합원에게 배정될 예정이다.
미아리 텍사스라 불리는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는 조성된 지 70여 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그동안 도시 슬럼화와 범죄 등 각종 사회 문제의 상징으로 남아 있던 곳이다. 성북구는 성매매 여성들에게 자활지원비를 지급하는 등 이주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내년 4월까지 철거를 마치고, 지하 영향성 검토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