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리즈 테론이 왜 홍대에…서울 출몰한 할리우드 스타들

입력 2025-11-24 10:48
수정 2025-11-24 10:59

공식 일정이 아닌, 개인적인 휴가를 즐기기 위해 한국을 찾는 해외 유명 스타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할리우드 배우 샤를리즈 테론의 홍대 목격담과 영상이 빠르게 확산됐다.

샤를리즈 테론의 공식적인 한국 스케줄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SNS 계정에도 서울 인증샷이 게재되지 않았지만, 영상 속에 포착된 동행한 여성이 샤를리즈 테론이 입양한 딸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딸과 함께 가족 여행을 온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샤를리즈 테론뿐 아니라 최근 한국을 찾는 유명 스타들이 늘어나고 있다. K팝 커버 댄서 이력을 갖고 있는 할리우드 배우 체이스 인피니티 페인은 지난 21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유명 소금빵 매장과 올리브영 등을 방문한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체이스 인피니티 페인은 할리우드를 이끌 차세대 배우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2024년 애플TV 오리지널 '무죄추정'에 주연으로 데뷔했고, 올해 9월 Hulu 오리지널 '핸드메이즈 테일'의 후속작인 '증언들'의 주인공으로 발탁돼 주목받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퀸스 갬빗' 주인공으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도 방한 목격담이 들려왔다.

안야 테일러 조이는 평소에도 K뷰티에 관심을 가져왔는데, 지난달 22일 방한 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하이엔드 멤버십 스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남산 산책로, 성수동 등에서도 포착됐다.

중화권 청춘 스타로 등극한 임일도 지난 20일 서울 강남의 유명 닭갈비집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임일은 2019년 공개된 드라마 '치아문난난적소시광'으로 중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었고, 대표적인 '친한' 배우로 알려졌다. 2023년 9월 영화 '일주일간 친구'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는데, 이번에는 공식 일정 없이 서울에 와 닭갈비 집에 간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앞서 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스타트렉'의 배우 사이먼 페그도 지난해 여름 개인 휴가 차 한국을 방문해 KTX를 타고 부산과 서울을 여행하며 국밥 '먹방'을 인증해 주목받았다. 영화 프로모션 차 몇 차례 한국을 찾기도 했던 사이먼 페그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 배우들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했고 미국에서 딸과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관람하기도 했다.

해외 스타들은 공연이나 영화 개봉 등 공식 스케줄을 통해 방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개인적인 휴가를 위해 한국을 찾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여행 코스는 전형화된 관광 코스가 아닌,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이 반영된 성수동, 연남동, 한남동과 같은 새로운 명소, 체험형 관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내한 행사를 위해 방문한 스타들도 공식 일정 외에 이러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 17'로 처음 내한한 로버트 패틴슨은 떡볶이를 먹고,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았다.

'퍼스널 컬러 진단'은 자신의 피부톤과 어울리는 색상을 찾고, 이를 활용한 K-뷰티 스타일링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한강 라면, 명동과 전통시장의 떡볶이와 순대 투어 등은 한국의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K팝은 물론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한국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들이 인기를 모으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2024년 3월에는 한 달간 약 149만 명의 외국인이 방문했으며, 이는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00.2% 수준에 해당하기도 했다.

글로벌 레저·관광 마케팅 조사 업체 레몬랩은 "2024년 12월 말 기준 누적 외래객 수는 1637만 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2025년 방한 외래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2024년보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들이 한국을 찾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해석된다. 사이먼 페그는 부산으로 떠나는 KTX에 좀비가 나타났다는 설정의 영화 '부산행'을 언급하며 KTX에서 찍은 영상과 영화 '부산행' 영상을 교차 편집해 게재하기도 했다.

여기에 안전한 치안, 편리한 교통 인프라, 스마트폰을 이용한 편리한 길 찾기와 결제 등도 외국인들의 여행을 이끈다는 평이다.

더불어 국밥, 길거리 떡볶이와 같은 서민적인 음식부터 고급 파인 다이닝까지, 매우 다채로운 미식 경험이 가능하다.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 문화도 매력으로 꼽힌다.

음식·쇼핑·뷰티 등 체험적 요소가 풍부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소비액 또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1인당 평균 지출액이 약 3684달러(한화 약 500만 원)로 글로벌 평균 1071달러를 훨씬 상회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