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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갈등을 빚어온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을 만나 물가 등 현안에 대한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당초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매우 예의 있는’ 첫 회동을 마치면서 양측 모두 ‘윈윈’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맘다니 당선인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뉴욕시의 물가, 주거, 범죄 문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며 “그가 가진 몇몇 아이디어는 내 아이디어와 정말 똑같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잘할수록 난 더 행복하다”며 “그가 ‘강하고 안전한 뉴욕’이라는 모든 사람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은 백악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에 앉아 있었고, 맘다니 당선인은 두 손을 모으고 공손하게 서 있는 장면이 비춰졌다.
그동안 맘다니 당선인을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며 뉴욕시에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태도를 고려하면 이날 환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맘다니 당선인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자’ ‘파시스트’라고 비판한 데 대한 질문을 받고 머뭇거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 폭군보다 더한 말도 많이 들어봤다”며 “별로 모욕적이지 않다”고 받아쳤다.
맘다니 당선인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뉴욕과 뉴요커에게 물가 안정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생산적인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이번 백악관 회동이 양측에 상당한 정치적 성과를 안겼다고 분석했다. 더힐은 맘다니 당선인에 대해 “원칙을 지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통점을 찾는다는 핵심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맘다니 당선인을 환대한 것에는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를 느낀 트럼프 대통령이 생활비 경감을 내세워 뉴욕시장에 당선된 맘다니에게 공감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통 큰 지도자의 면모를 과시하려 했다는 것이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