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집 다락방에서 발견한 만화책이…134억원 '대박'

입력 2025-11-22 19:12
수정 2025-11-22 20:51

'슈퍼맨' 코믹스 초판본이 최근 경매에서 역대 만화책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21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1939년 출간된 '슈퍼맨' 만화 단행본이 전날 헤리티지 옥션 경매에서 912만달러(약 134억원)에 낙찰됐다.

슈퍼맨은 1938년 만화가 제리 시걸, 조 슈스터의 합작으로 탄생했으며, 만화잡지 '액션 코믹스'에 수록되어 처음 출판됐다. 이번에 낙찰된 판본은 슈퍼맨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단행본이다.

당시 액션 출판사 '내셔널얼라이드 출판'이 '디텍티브 코믹스'(현 DC)에 합병된 뒤 슈퍼맨을 제목으로 초판 50만부를 찍었는데, 그중 1권이다. 출판 당시의 정가는 10센트,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2달러, 한화 약 3000원 정도다.

책을 경매에 넘긴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 사는 50~60대의 3형제로, 이들은 모친이 살던 집 다락방의 상자 안에서 이 만화책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형제들은 '값비싼 1930년대 만화책을 갖고 있다'는 생전 어머니의 말씀을 흘려듣고 있다가, 돌아가신 후 유품을 정리 과정에서 만화책을 발견했다.

만화책은 골판지 상자 안에 낡은 신문 더미와 함께 담겨 있었다고 한다. 이 만화책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집품의 진위 여부와 등급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부터 9.0 등급으로 감정을 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당시 출판사는 슈퍼맨의 단행본 뒤표지를 오려 포스터처럼 벽에 붙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는데, 이런 디자인이 어린 독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덕분에 표지가 온전한 책이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들은 "이 작품은 단순한 수집품이 아니었다"며 "만화책은 비좁은 아파트에서 사치품도 거의 없이 자란 우리에게 소중한 안식처가 돼줬다. 우리에겐 서로가 있었고, 만화책에 대한 애정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