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노조의 전국 총파업 이틀째인 21일 광주 북구 문흥동의 한 중학교 급식실. 오전 12시 30분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줄을 섰다. 급식판을 든 학생은 없었다. 학생 손에는 카스테라 빵과 바나나맛 우유, 기정떡과 귤, 에너지바가 담긴 런치박스가 들려있었다. 급식실 주방은 텅 비어있었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10만명이 소속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릴레이 총파업으로 광주·전남·전북·제주 급식이 멈췄다. 학교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릴레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전반적인 임금 인상과 복리후생 개선을 요구하는 연대회의와 한정된 예산을 이유로 난색 하는 교육당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일어났다.
연대회의 측은 △교육공무직 임금체계 개편 △기본급·명절상여금 격차해소 등을 요구했다. 교육당국은 △기본급 7만 2000원 인상 △명절휴가비 연 5만원 인상 등을 제시해 연대회의 측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지 않았다.
파업이 예고된 광주·제주 등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식단 조정 △빵·우유 등 대체 급식 제공 △도시락 지참 △학사일정 조정 등에 나선다. 광주시의 한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파업 당일 대체식으로 샌드위치·바나나·사과즙을 제공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또 돌봄과 관련해선 방과후 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 운영하는 방식 등으로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날에는 5개 교육청 공무직원 5만3598명의 12.9%에 해당하는 6921명이 파업에 나섰다. 전날 급식이 중단된 학교는 오전 11시 기준 1089곳이다. 관내 급식 대상교(3289개교)의 3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중 961개교는 빵·우유 등을 제공했다. 나머지는 △도시락 지참(10개교) △도시락 구매 등 기타(84개교) △학사 조정(34개교)으로 파업에 대응했다.
돌봄은 급식보다 타격이 덜했다. 초등돌봄을 운영하는 학교 1480곳 중 돌봄을 중단한 학교는 25곳(1.6%)에 그쳤다. 돌봄을 멈춘 유치원은 20개원(1.9%)이었고 특수학교 재량휴업은 없었다.
교육부·시도교육청, 연대회의는 오는 27일 오후 추가 교섭에 나선다. 교섭이 또 결렬되면 당초 연대회의의 예고대로 다음 달 4~5일 릴레이 총파업이 재개된다. 4일 경기·대전·충남, 5일 경남·경북·대구·부산·울산이 파업에 참여한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