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만 나가면 왜…"뒷감당 알아서" vs "걱정 마" 민주당 시끌

입력 2025-11-21 13:57
수정 2025-11-21 13:58


"대통령님이 (순방 등) 나갈 때마다 꼭 이상한 소리를 해서 성과가 묻히는 경우는 없애려고 합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17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의 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고발해 이슈몰이했다. 이를 둘러싸고 원내 지도부와 강경파 의원들 사이의 불협화음이 표출되고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항명' 검사장 18명 고발을 원내지도부에 미리 알렸다면서 '당과 협의 없는 단독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2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서 "원내와 소통할 때 이 (항명 검사장 고발) 문제를 얘기했다"며 "원내가 너무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 이것을 진지하게 (안)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한 "고발도 갑자기 한 게 아니라 충분히 사전에 얘기한 내용"이라며 "12일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정성호) 장관과는 소통했고, 14일 기자회견에서도 집단 항명 검사에 대해 국회는 별도로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이미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과 소통 없이 갑자기 (고발)했다기보다는, 당 기조와 흐름이 이미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그날 고발장을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19일 "그런 민감한 사안은 (지도부와) 협의해야 했다. 뒷감당은 법사위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데에 대해서는 "뒷감당 잘할 수 있다. 그 부분은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법사위의 돌발 행동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앞서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법사위 고발 건은 원내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며 "민생과 직결되는 대통령 해외 순방의 결과를 국민께 소상히 설명하는 기간이 돼야 한다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대통령 순방 도중에는 현지에서의 성과가 잘 알려지도록 현안 대응을 자제해야 한단 지적도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대통령이 해외에 있을 때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논란을 부를 사안이 불거졌다.

올해 9월 유엔총회 당시 이 대통령은 한국 정상으론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 공개토의를 주재하고, 현지시각 9월 23일 새 정부 한반도 평화 구상인 'END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소식은, '조희대 청문회'에 밀렸다. 9월 22일 국회 법사위에선 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가 예고 없이 의결됐다. 초유의 '대법원장 청문회'에 이목이 쏠리며, 대통령 순방 성과를 밀어내는 모양이 됐다. 당 지도부는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구두로 주의를 줬다고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이 대통령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데뷔'하던 날, 당에선 대통령 형사재판을 임기 중 중지하는 법을 처리하자는 주장이 다시 나왔다.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리던 이달 2일엔,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대통령 재판 중지법'을 "국정 안정법"으로 부르며, 이달 내 처리를 예고했다. 대통령실은 다음날 '재판 중지법은 필요 없다'며 공개 경고했다.

이 대통령이 주최국 정상으로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과 회담하던 시기였다. 이는 정청래 대표가 '자기 정치'한단 논란으로도 번졌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검찰 검사들의 집단 항명에 대해서 잘못됐다는 그 인식은 같이하는데, 다만 지금 타이밍(시점)상 조율이 좀 필요했으면 어땠느냐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훈기 의원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윤석열 정부와 달리 이재명 대통령은 외국에 나가면 계속 성과를 만드니까 국민 기대가 높은데, 자꾸 (당) 내부에서 이슈가 생기니까 국민들이 안타까워할 것 같다"며 "법사위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해 지도부에서는 좀 더 논의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을 듯하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