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2025년 재도전 성공패키지 선정기업] 모든 디지털 콘텐츠를 점자 및 촉각 데이터로 변환하는 AI SaaS 플랫폼 운영하는 ‘플릭던’

입력 2025-11-20 22:33
수정 2025-11-24 22:32


플릭던(flickDONE)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통합 접근성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이다. 구본경 대표(47)가 2025년 1월에 설립했다.

플릭던은 핵심 아이템으로 콘텐츠를 점자 및 촉각 데이터로 변환하는 AI SaaS 플랫폼, 변환된 데이터를 즉시 출력하는 스마트 점자 프린터, 점자 콘텐츠를 생성·등록·구매하는 콘텐츠 플랫폼, 스마트 점자 교구 및 교재 등 네 가지를 제공한다.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 10년간 제품 개발 PM으로 일했고, 이후 콘텐츠와 IT를 융합한 스타트업을 5년간 경영했습니다. 한 번의 쓰라린 실패를 겪고 ‘기술로 세상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개발자의 초심으로 돌아와 재창업을 준비하던 중, 과거에 해결하지 못했던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문제가 눈에 밟혔습니다. 제가 가진 경험과 발전하는 AI 기술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어 플릭던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Breaking Barriers, Building Futures’라는 슬로건 아래, 사회적 가치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 추구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책 한 권은 세상과 만나는 하나의 문이다. 하지만 그 문을 여는 과정은 너무나도 길고 힘들다. 플릭던은 그 과정을 AI 기술로 단 몇 분으로 단축하는 '정보의 고속도로'를 만들고 있다. 핵심 아이템은 SW, HW, 콘텐츠 플랫폼과 교구까지 아우르는 통합 접근성 솔루션 생태계다.

플릭던의 AI 다중 에이전트가 점자 콘텐츠 생성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다. Vision AI가 PDF나 이미지의 텍스트, 수식, 표, 그래프를 정확히 추출하고, 점자 언어모델(BLM)이 고품질의 점자 콘텐츠를 생성하며, 이미지 생성 AI는 시각 자료를 촉각 그래픽 데이터로 자동 변환한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플릭던의 솔루션은 네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된 하나의 생태계를 이룬다.

모든 디지털 콘텐츠를 점자 및 촉각 데이터로 변환하는 AI SaaS 플랫폼, 변환된 데이터를 즉시 출력하는 합리적인 가격의 스마트 점자 프린터, 점자 콘텐츠를 생성, 등록, 구매하는 마켓플레이스인 콘텐츠 플랫폼, 점자 문해율을 개선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스마트 점자 교구 및 교재가 있다. 이 네 가지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콘텐츠 변환부터 물리적 출력, 유통 및 학습까지 하나로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플릭던의 핵심 사업이다.

플릭던의 가장 큰 경쟁력은 유기적으로 통합된 End-to-End 솔루션이라는 점이다. 플릭던은 AI 플랫폼, IoT 프린터, 콘텐츠 마켓플레이스, 교육 교구까지 수직적으로 통합하여 강력한 시너지를 만든다. 이는 경쟁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플릭던만의 생태계 해자(Moat)다.

“핵심 기술력은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을 넘어, 책의 전체 설계도를 이해하는 문서이해 모델과 점자 고유의 규칙을 준수하며 섬세한 뉘앙스까지 살려내는 점자 언어모델의 결합입니다. 이를 통해 제작 시간과 비용을 기존 수작업 대비 80~90%까지 획기적으로 절감했습니다. 평균 3~6개월이 걸리던 점자책 제작 기간을 페이지당 몇 분 단위로 단축해 정보 접근성을 ‘기다림의 영역’에서 ‘즉시 실현의 영역’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국내에서는 공공기관과 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B2G, B2B 사업 기회를 모색한 끝에 ‘2025 경기도 AI 챌린지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현재 화성산업진흥원과 공공기관을 위한 점역솔루션 PoC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법인 설립을 진행 중이며, 2026년 상반기에는 북미 시장을 타겟으로 소형 점자 프린터와 AI SaaS 플랫폼 조합의 킥스타터 펀딩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내년 1월 실리콘밸리 82 스타트업 참여를 시작으로 3월에는 세계 최대 보조공학기기 컨퍼런스인 CSUN에서 부스를 운영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 저희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잠재 고객 및 파트너를 만날 계획이다.

구 대표는 어떻게 사업에 재도전하고 실패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 “첫 창업은 5년간 열정을 쏟았지만 결국 파산이라는 쓰라린 결과를 맞았습니다. 실패는 큰 좌절감을 주었지만, 동시에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에 대해 뼈저리게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첫 창업 시절, ESG 활동으로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책을 만들며 경험했던 문제가 재창업 과정에서 계속 떠올랐습니다. 당시엔 해결 방법을 몰라 답답하기만 했던 그 문제가, 제가 새롭게 익힌 AI와 3D 프린팅/IoT 기술과 만나자 ‘풀 수 있는 문제’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강한 사명감을 느꼈고, 단기적 수익이 보장된 다른 아이템을 과감히 포기하고 지금의 소셜 벤처 모델로 모든 것을 전환했습니다. 실패의 경험이 있었기에, 오히려 더 어렵지만 중요한 길을 선택할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플릭던은 지난 10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와 씨엔티테크 제1호 개인투자조합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으며, 이를 통해 TIPS 프로그램 추천을 받아 지원을 완료했다. TIPS에 최종 선정된다면 확보된 자금으로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재창업 후 구 대표는 “재창업을 준비하던 2023년, 기획한 솔루션에 대한 확신이 없어 참여했던 한 행사에서 만난 시각장애 여학생의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여학생은 ‘저는 머리가 나빠서 대학은 못 가지만 안마는 하기 싫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뭘 배우려고 해도 책도 없고, 동영상 강의는 오디오만으로는 이해가 안 돼요’라고 말했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공감해 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지만, 지금 다시 만난다면 ‘필요한 책이 있다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서비스가 곧 나온다’고 자신 있게 말해주겠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것이 단순한 코드나 서비스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기회를 열어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가장 큰 힘과 보람을 얻습니다.”

플릭던은 구 대표를 포함하여 총 7명, 전원이 개발자로 구성된 기술 중심의 팀이다. “AI 모델, 데이터, 임베디드, 기계기구 제품개발 등 팀원 모두가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비전을 공유하는 열정적인 팀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가 제게는 큰 기쁨이자 원동력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구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베타 서비스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TIPS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통일영어점자 지원 개발까지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점자를 번역하는 서비스를 넘어, 세상의 모든 지식과 정보에 대한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무는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 것입니다. 전 세계 1% 미만인 점자도서 보급률과 90%가 넘는 점맹률을 기술로 해결하여, 정보 격차 없는 세상을 앞당기겠습니다.”

플릭던은 인천대학교가 운영하는 재도전 성공패키지 사업에 뽑혔다. 재도전 성공패키지는 재창업을 희망하거나 우수 아이템을 보유한 재창업자에게 정밀진단 컨설팅을 시작으로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과 투자유치, 판로개척 등 특화프로그램을 단계별로 밀착 지원해 기업의 생존율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 번 실패를 경험한 재창업가에게 인천대학교 재도전 성공패키지는 단순한 지원 사업 그 이상입니다. 사업 지원금을 시작으로 실질적인 멘토링과 네트워킹은 물론, 이번 인터뷰처럼 초기 기업이 얻기 힘든 홍보 기회를 통해 저희의 비전을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특히,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실제 투자유치로 이어진 IR 기회를 마련해주고, 투자 완료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며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주셨습니다. 소셜 미션에 대한 믿음과 지지를 보내주신 덕분에 지금의 성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설립일 : 2025년 1월
주요사업 : 시각장애인을 위한 통합 접근성 솔루션 개발
성과 : 인천대학교 재도전 성공패키지 선정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