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국장이 무슨 일?"…한국, 꼴찌에서 2위로 '껑충'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입력 2025-11-21 06:00
수정 2025-11-21 07:07


"경제정책국장이 무슨 일이래요?”

지난달 28일 오전. 기획재정부 기자실이 술렁였다. 올 3분기 성장률 발표 직후 경제정책국장의 백브리핑이 진행된다는 소식에서다. 올해 1·2분기에는 성장률 관련 백브리핑 자체가 없었던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백브리핑을 진행한 김재훈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제가 성장률 백브리핑을 진행할 때는 경제가 아주 좋거나 나쁠 때”라며 말문을 열었다. 다행히 이번 백브리핑은 경제가 아주 좋은 덕분에 진행됐다. 그만큼 기자실에 내려온 경제정책국 사람들 얼굴도 밝았다. 3분기 한국 경제는 1.2% 성장하며 주요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1분기 최하위권을 기록했던 한국 경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민생 회복용 소비쿠폰 효과 덕분에 빠르게 회복했다.

20일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올 3분기 한국의 성장률(1.2%)은 지금까지 3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주요 25개국(24개 OECD 회원국+중국) 가운데 상위 2위 수준이다. 3분기 성장률은 이스라엘이 3.0%로 가장 높았고, 인도네시아가 한국과 같은 1.2%를 기록했다. 한국의 성장률은 중국(1.1%)도 웃돌았다.

한국은 지난 1분기에 -0.2%를 기록하는 등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올 1분기 한국의 성장률은 OECD 35개 회원국(콜롬비아·리투아니아 제외)과 중국을 포함한 36개국 가운데 덴마크(-1.3%), 슬로베니아(-0.6%), 포르투갈(-0.3%)에 이어 4번째로 나빴다.

당시 부진은 지난해 비상계엄 여파로 소비가 얼어 붙은 데다 미국 관세 우려로 투자가 움츠러든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1.2%) 이후 4분기 연속 0% 안팎에 머물다가 올 2분기에 0.7%로 반등했다. 이어 3분기에 1.2%로 추정치(1.1%)를 웃도는 등 기지개를 켰다.

3분기 성장률을 견인한 것은 민간소비다. 3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1.3% 증가하며, 2분기(0.5%)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정부가 7월 말 지급한 소비쿠폰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3분기 수출과 설비투자도 각각 1.5%, 2.4% 늘었다.

하지만 1분기에 기록한 부진한 '경제 성적표' 탓에 올해 연간 성장률은 0.9~1%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반면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1.9%)을 웃도는 터널을 빠져나올 것으로 분석됐다. OECD·골드만삭스·씨티(2.2%) 한국금융연구원(2.1%) JP모간(2.0%) 등은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2% 이상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내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