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현장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0일 파주에서 17번째 민생경제 현장투어를 진행하며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을 방문해 차세대 OLED 투자 현황을 점검하고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파주 LG디스플레이 R&D동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김경일 파주시장, 박정 국회의원, 안명규·이용욱 경기도의원, LG디스플레이 및 협력사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부총리 시절 LG를 찾아 혁신 파트너십을 논의했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이번 방문이 K-디스플레이 도약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리쇼어링(국내 복귀) 과정에서 경기도·파주시·LG디스플레이가 한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지역 산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상전벽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는 "20년간 경기도·파주시와 함께 성장해왔다"며 "수도권 규제 완화를 통해 대규모 단지를 조성해주신 덕분에 파주에 뿌리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신기술 투자 결정에도 경기도가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협력사들은 전문인력 확보, 교통 인프라 개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단지 조성 등 다양한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파주가 어려우면 협력사도 어렵다"며 "경기도 내 소부장 산업단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김태훈 엠티어 대표는 "GTX 운정중앙역에서 공단으로 연결되는 버스 노선 신설이 시급하다"고 건의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 정책과 연계해 필요한 사항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이후 파주 LCD 산업단지에 2025년부터 2027년까지 7000억원 규모의 OLED 신기술 및 인프라 투자를 진행한다. 경기도와 파주시는 지난 7월 국내복귀 투자협약(MOU)을 체결하고 신속한 행정 지원에 나섰다.
OLED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 전환되면 협력기업 성장과 고용 확대 등 경기북부 경제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의 차세대 OLED 설비투자가 본격화되면 파주 LCD 클러스터는 경기북부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축으로 재강화될 전망이다.
현장 행보는 자율주행 기술 점검으로 이어졌다. 김 지사는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를 방문해 레벨4 무인 자율주행차 'ROii(로이)' 시연에 탑승했다.
로이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가 제작한 국내 최초 인증 레벨4 무인 자율주행차로,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무사고 운행을 기록하며 안정성을 입증했다. 김 지사는 1.1km 구간을 이동하며 자율주행 시스템을 점검했다.
경기도는 현재 판교·시흥·안양·용인·화성·수원·고양 7곳이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돼 있으며, 파주·광명·양주·안산·성남 5곳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파주시는 2026년부터 운정·교하·금촌 일대에 자율주행버스 2대를 우선 투입하고, 2027년에는 헤이리마을까지 노선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파주=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