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도시계획시설 인허가 담당자 등이 통학이 어려운 자연공원 내 부지를 학교용지로 결정해 개발사업자에 특혜를 준 사실이 감사 결과 확인됐다. 서초교육지원청은 재건축조합이 내야할 57억원을 정부 예산으로 메꾼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신설 등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학령인구 부족으로 도심 학교들의 폐교가 잇따르지만 수도권에선 신도시 개발 등으로 최근 6년간(2018∼2023년) 196개 학교가 신설(전체의 58.7% 비중)됐고, 이 과정에서 많은 민원이 발생하면서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시는 2015년부터 서구 연희공원 일대에 도시공원 개발 특례사업 방식 1665세대 규모 아파트 건설 인허가 과정에서 2019년 2월 사업 부지 바깥의 양묘장(도시농업용 온실, 작목원 등) 일대를 학교 용지로 결정했다. 인천교육청은 통학 거리 및 안전 문제로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럼에도 인천시는 사업 지연 등을 이유로 해당 부지를 학교설립 예정지로 확정 및 고시했고, 결국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에서 이 부지가 학교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돼 개교가 무산됐다.
부동산 개발사업자는 학교 용지에 해당하는 면적만큼 개발 이익을 얻게 됐다. 반면 개교 예정이었던 연희초등학교 설립이 불가능해지면서 내년 11월 입주 예정 가구의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감사원은 인천시에 향후 도시계획시설 인가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개발사업자에 특혜를 준 직원 4명에 대해선 엄중한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징계 시효가 끝난데다 개발사업자의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 등에 대해선 감사원이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초교육지원청은 모 재건축 조합이 사업 승인 조건인 잠원초등학교 교실 증축을 이행하지 않는데도 이를 방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초교육청은 결국 인근 반원초에 학생들을 분산하기로 하고 모듈러 교실 3개를 임대·설치하는 데 세금을 투입하는 등 조합이 부담해야 할 증축 비용 등 57억여원을 자체 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서울시 교육감에게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해당 관련자에 대해 주의 요구 처분을 내렸다.
이 밖에 안양시 학교용지부담금 업무 담당자 등은 학교 리모델링 공사를 기부채납으로 오인해 재개발사업 조합들의 학교용지부담금 총 51억원을 부당 면제한 사례 등이 감사에서 지적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