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해상에서 승객과 승무원 267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이 좌초해 해경이 구조에 나선 가운데 승객들이 불안함 속에서도 차분하고 침착하게 대응해 267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19일 목포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여객선이 좌초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좌초된 여객선은 퀸제누비아2호(2만6546톤급)로 이날 오후 4시 45분께 제주에서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출발해 오후 9시께 목포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칠흑처럼 어두운 밤바다를 향하던 여객선은 장산도 인근으로 접근하던 중 무인도인 족도 위에 올라서며 좌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해상 추락 등 다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좌초 당시 충격으로 현재까지 허리 등 통증을 호소한 2명과 임산부 1명이 병원 이송을 기다리고 있으며, 일부 타박상을 입은 승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객선은 왼쪽으로 15도 이상 기울어졌고, 앞머리 쪽에 발견된 파공 외에 내부로 물이 차거나 불이 날 징후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승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쾅 소리가 난 뒤 배가 기울었다", "모든 승객은 구명조끼 착용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와 조끼를 입고 맨 위에 올라와 있다", "어린이와 노약자부터 순차적으로 이동한다는 안내가 나왔다", "살아서 돌아오겠다"라면서 사고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현장에 경비정 등을 급파해 승객 안전을 확보하고 있는 해경은 경비함정 17척, 연안 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 특수구조대 등을 총동원해 한밤중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이 중 함정 2척과 연안 구조정 1척을 이용해 승객들을 목포해경 전용부두로 이송 중이다.
승객들은 불안에 떨면서도 차분하게 구조를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구명조끼를 챙겨 입은 승객들은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해경의 연안 구조정으로 옮겨탈 수 있는 여객선 후미 부분에 질서정연하게 줄을 섰고, 임산부(1명)와 어린이(소아 5명·유아 1명), 노약자부터 차례로 배에 옮겨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11시 40분께 해경은 "신안 해상 좌초 여객선 승객 전원을 함정으로 구조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편, 퀸제누비아2호는 씨월드고속훼리가 운항하는 길이 170m·너비 26m·높이 14.5m의 대형 카페리로 최대 여객 정원은 1010명, 적재 용량은 3552t이다. 이날 퀸제누비아2호에는 승객 외에도 차량 118대가 적재됐다.
2021년 12월 취역했으며 2024년 2월 말부터 목포-제주 항로를 운항하기 시작했다.
사고 당시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이었던 이재명 대통령은 상황을 보고 받은 직후 "인명 피해가 없도록 신속히 사고 수습에 나서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구조 현황을 실시간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등도 "가용 자원을 최대한 동원한 신속하고 안전한 인명 구조"를 주문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