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순천대학교 2025년 초기창업패키지 선정기업]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와이어’를 국내 유일의 기술로 개발한 기업 ‘리테크너스’

입력 2025-11-19 22:37
수정 2025-12-27 02:16


리테크너스는 반도체, 이차전지, 태양광 분야의 핵심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며, 특히 차세대 전력 반도체의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와이어’를 국내 유일의 기술로 개발한 기업이다. 이경무 대표(52)가 2022년 6월에 설립했다.

대표 아이템은 전력 반도체 웨이퍼 제조용 고인장강도 특성을 지닌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와이어다. 다이아몬드 와이어는 실리콘 잉곳(Ingot, 원기둥 형태의 단결정 실리콘)을 절단하여 얇은 웨이퍼로 만드는 데 사용되는 실처럼 생긴 절삭 공구다. 특히 전기차, 5G 통신,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의 성장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SiC(탄화규소), GaN(질화갈륨)과 같은 화합물 전력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보다 경도가 매우 높아 가공이 어렵다.

“기존에는 강철(Steel) 선재를 중심으로 다이아몬드 입자를 코팅한 와이어를 사용했는데, 단단한 소재를 자를 때 가해지는 높은 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공정 중 와이어가 끊어지는 단선(斷線)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단선이 발생하면 고가의 반도체 소재를 그대로 폐기해야 해 생산 수율이 저하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리테크너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중심 코어 소재를 강철 대신 ‘탄소섬유(Carbon Fiber)’로 대체했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인장강도와 내충격성이 월등히 뛰어나 절단 공정 중 발생하는 부하를 효과적으로 견뎌 단선 발생을 최소화한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고가의 화합물 전력 반도체 웨이퍼 가공 수율을 극대화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다.

리테크너스는 이뿐만 아니라 전북대학교와의 산학협력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반도체 노광공정 포토마스크용 실리콘 소재 펠리클 프레임 소재도 함께 연구 중이다. 펠리클은 노광 공정에서 고가의 포토마스크를 오염으로부터 보호하는 핵심 부품이다. 최근 고출력 EUV(극자외선) 환경에서 기존 알루미늄 프레임의 열변형 및 오염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리테크너스는 열팽창계수가 낮은 실리콘(Si)을 대체 소재로 적용하여 변형을 최소화하는 프레임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입에 의존하던 EUV 펠리클 프레임의 국산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리테크너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압도적인 기계적 물성과 기술적 차별성이다. 기존 강철 와이어의 인장강도가 약 3,200N/㎟ 수준인 데 반해, 리테크너스의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와이어는 3,600N/㎟ 이상의 인장강도와 60N 이상의 파괴강도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는 경쟁사 제품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로, 고부하 절단 공정에서도 단선 없이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한다. 단선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고객사의 웨이퍼 폐기 손실을 최소화하고 직접적인 수율 향상에 기여한다. 이는 곧 고객사의 원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기존 강철 선재를 탄소섬유로 대체하고, 그 위에 다이아몬드 입자를 균일하게 전착(코팅)하는 기술은 리테크너스의 핵심 역량입니다. 관련 기술에 대해 이미 3건의 특허를 출원하여 기술 장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리테크너스의 제품은 전력 반도체뿐만 아니라 고휘도 LED에 사용되는 사파이어 웨이퍼, 세라믹스 등 다양한 고경도 난삭재 가공 산업 전반에 활용될 수 있어 시장 확장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대표는 명확한 목표 시장과 단계별 진입 전략을 통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국내외 전력 반도체 및 웨이퍼 제조업체를 핵심 목표 고객으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루미너스, 지에스엔, SK실트론, MEMC코리아 등을 잠재 고객사로 확보하여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개발 중인 시제품을 고객사에 제공하여 품질 평가(Qualification)를 진행하고, 성능의 우수성을 직접 검증받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초기 시장에 신속하게 안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에 참가하여 제품의 기술적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입니다. 또한, 제품 홍보용 브로셔를 제작하여 고객사 방문 시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해외 판로 확보 지원 협력사인 ‘한스코리아’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 중입니다.”

이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SK실트론과 전북대학교에서 반도체 및 신재생에너지 소재 분야에서 21년간 몸담으며, 특히 웨이퍼 제조 공정의 기술적 한계를 현장에서 직접 마주했습니다. 차세대 전력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핵심 소재인 SiC, GaN 웨이퍼는 단단하고 가공이 매우 어렵고, 이에 따라 수율이 낮아 가격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습니다. 특히 기존의 강철 다이아몬드 와이어가 자꾸 끊어져 고가의 소재를 버려야 하는 ‘단선 문제’가 가장 큰 병목 점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시장에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고, 오랜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탄소섬유’라는 혁신적인 대안을 찾아내어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초기 창업 자금은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여 마련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향후 양산 설비 증설, 시장 검증 확대, 추가 연구개발 등을 위해 엔젤 투자 및 초기 벤처캐피탈(VC)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저희 기술의 가치를 인정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함께할 전략적 투자자 및 재무적 투자자와의 파트너십을 기대하고 있다.

창업 후 이 대표는 “기술력과 비전이 시장과 정부로부터 인정받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창업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중소벤처기업부의 ‘네트워크형 기술개발 사업’, ‘창업성장기술개발(디딤돌과제)’을 비롯해 창업진흥원의 초기창업패키지 등 다수의 정부 R&D 과제에 선정됐다. 이는 우리 기술의 혁신성과 사업성을 객관적으로 입증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가 개발한 시제품을 잠재 고객사에 선보였을 때,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우리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구나' 하는 확신과 함께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2026년 초까지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 주요 고객사로부터 품질 인증을 획득하여 초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고객사의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양산 체제에 돌입할 것입니다.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시작으로,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여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다음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개발한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와이어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고, 반도체 소재 부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세계 최고의 반도체 소재 부품 전문기업’으로 성장하여 국가 산업 경쟁력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2030년까지 내수와 수출을 합쳐 연 매출 12억 원 달성을 목표로 전 임직원이 함께 뛰겠습니다.”

리테크너스는 올해 순천대학교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 뽑혔다. 초기창업패키지는 공고기준 당시 3년 미만의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지원 사업으로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주관기관으로부터 창업 공간, 창업기업 성장에 필요한 교육, 멘토링 등의 지원도 받는다.

설립일 : 2022년 6월
주요사업 :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와이어 개발 및 제조, 반도체 공정용 실리콘 부품(Si-Parts) 가공
성과 : 2024년 기준 매출 5억 7,100만 원 달성, 창업진흥원 '초기창업패키지' 등 다수의 정부 R&D 사업 선정,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와이어 관련 특허 3건 출원, 신용보증기금 자금 조달 완료, 기업부설 연구개발전담부서 설립 인증(2023년 6월), 군산 신규 공장 등록(2025년 7월)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