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산다"…日총리 '130만원' 애착가방 주문 폭주

입력 2025-11-19 21:31
수정 2025-11-19 23:34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들고 다니는 가방이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가방이 됐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다카이치 총리의 가방에 대해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이후 가장 강렬한 정치적 핸드백"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공식 석상에 서류 봉투도 수납이 가능한 크기의 큼직한 가죽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 전통 가죽 브랜드 '하마노 피혁공예'가 제작한 이 가방의 명칭은 '그레이스 딜라이트 토트'지만 다카이치의 이름을 따 '사나에 토트'라고 불린다고 NYT는 전했다.


다카이치의 가방이 주목받는 이유는 주요국 여성 정치인들 대부분 핸드백을 들고 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의 가방은 대개 보좌관이 들어준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가방을 직접 들지 않고, 독일의 최장수 총리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도,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재무장관 등도 마찬가지였다.

여성 정치인들이 가방을 직접 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 NYT는 권력을 가진 남성은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데 여성들은 왜 그래야 하겠느냐고 설명했다.

다만,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과거 가방을 항상 끼고 다녔다. 그가 들던 '로너 런던'의 사각형 모양 가방은 '무기'이자 '권력의 상징'이었다.

다카이치는 존경하는 인물로 대처를 종종 꼽아 왔고, 지난달 취임식에서는 대처의 상징이자 승리를 의미하는 푸른색 재킷과 진주 목걸이를 착용했다.

일본의 한 패션 전문가는 "다카이치의 가방은 전문직 여성 이미지를 강조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한다'는 그의 공약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 덕분에 가방 제작사인 하마노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13만 6400엔(한화 약 130만원)인 이 가방은 이젠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게 됐다.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현재 매진된 '사나에 토트'는 내년 8월께나 배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마노 측은 "10개월 치 생산량에 해당하는 주문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