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과잉 투자"…글로벌 펀드매니저들도 우려

입력 2025-11-19 23:17
수정 2025-11-19 23:2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AI 버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0년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이 기업의 과잉투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글로벌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매월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 나타난 것이다.

1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BofA 가 전세계 172명의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11월 7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들은 20년만에 처음으로 “기업의 자본 지출이 너무 많다”고 응답했다.

조사 기간은 전세계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기 직전 시점이다. 또 이들 매니저들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총 4,750억달러(약 698조원) 에 달한다.

BofA 전략가들은 거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의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가 나온 것이 2005년 8월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BofA 전략가들은 ”이는 AI 자본지출 붐의 규모와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하이퍼스케일러의 과도한 지출과 관련된 새로운 우려가 “기업들의 전반적인 재무제표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업이 현금 흐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펀드 매니저 3명 중 1명은 기업이 대차대조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31%는 주주에게 현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29%는 자본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AI 버블에 대한 우려는 최근 몇주간 금융시장의 화제였다. 지난 주말부터 글로벌 증시는 AI관련 주식의 가치평가에 대한 우려로 매도세를 재개했다. 엔비디아와 팰런티어, 마이크로소프트는 눈에 띄는 하락세를 기록한 기업들이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또 전 세계 펀드 매니저의 45%가 AI 버블을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았다. 이는 전월에 응답자 3명중 1명에 비해 다소 증가한 수치다. 설문 참여자 중 53%는 AI 관련 주식이 이미 버블 상태에 있다고 답했다. 이는 10월의 54%와 비슷한 수치다.

설문 참여자의 63%는 현재 글로벌 주식 시장이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들 대부분이 내년에 S&P500이 7,000포인트에서 7,500포인트 범위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대평가 상태에도 앞으로 주식이 좀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많은 응답자는 또 미국 증시보다는 글로벌 증시가 더 많이 오를 것으로 답변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42%가 앞으로 1년간 미국외 글로벌 주식이 가장 수익률이 높은 자산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주식이 수익률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답변은 20%에 그쳤다.

펀드매니저들은 AI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헬스케어, 소비재 필수품, 은행주에 대한 자산 배분을 전월보다 늘렸다. 반면 재량 소비재, 통신, 산업재, 기술주에 대한 자산 배분은 줄였다고 밝혔다. 기술주에 대한 배분은 6개월만에 최저치로 줄였고 글로벌 은행에 대한 배분은 거의 1년만에 최고치로 나타났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