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는 규모가 아닌 ‘상품’으로 승부…TDF 성과 탁월”

입력 2025-12-01 09:34
수정 2025-12-01 09:36
[CEO 인사이트]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



“하나금융지주의 ‘엔진’이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경머니 ‘베스트 퇴직연금 어워즈 2025’의 ‘베스트 TDF’ 수상이 이를 증명한 셈입니다.”
지난 11월 17일, 서울 여의도 하나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난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는 환하게 웃었다. 2024년 9월 출시한 ‘하나더넥스트TDF’로 ‘베스트 TDF’에 선정된 것을 기념해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피델리티에서의 오랜 경험과 미국 401(k) 시장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하나자산운용의 TDF 출시를 진두지휘했다. 출시 6개월 만에 전 빈티지(은퇴 목표 시점)에서 피어그룹 1위로 올라선 데 이어 이번 수상을 통해 명실상부 TDF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2023년 10월 스위스 투자은행 UBS와 결별 후 하나자산운용으로 새 출발하며 초대 대표에 오른 김 대표는 취임 2년을 맞아 퇴직연금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주식형·채권형 펀드 등에서 성과를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경머니와의 인터뷰를 통해 “‘퇴직연금 명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2023년 취임 후 2년이 지났습니다. 취임 당시 청사진을 돌아보셨을 때, 첫손에 꼽는 성과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첫 직장인 하나은행에서 만 7년간 근무한 뒤, 미래에셋자산운용, 피델리티, KTB자산운용(현 다올자산운용) 등 국내외 자산운용 업계에서 23년간 경험을 쌓고 친정으로 돌아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쌓아 온 경험과 지식을 회사와 그룹에 돌려주고자 하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당시 면접에서부터 금융지주사의 위상을 높이는 ‘핵심 금융 상품의 공급처’가 바로 금융지주 계열사인 자산 운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퇴직연금과 TDF가 중심이 될 것으라 판단했고, ETF는 운용업의 본령이자 연금 시장에서도 핵심이 될 상품이라고 봤습니다.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는 TDF 출시입니다. ETF 운용자산도 취임 당시 3500억 원에서 2조6000억 원으로 6배 커져 시장 성장을 뛰어넘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성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경영권 교체와 시스템 전환 등 환골탈태의 변화 속에서, 인사·조직 혁신과 상품 경쟁력 강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고, 변화와 적응이 쉽지 않았음에도 함께 성취를 이뤄낸 것에 대해 저와 구성원 모두 큰 자긍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 TDF와 ETF라는 두 개의 축을 구상하셨다고 하셨는데요. 먼저, 왜 TDF를 주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2004년 피델리티 홍콩 근무 시절 처음 TDF를 접했고, 은퇴 시점에 맞춰 글로벌 주식·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퇴직연금 전용 상품’이라는 개념을 깊이 이해하게 됐습니다. TDF는 미국 주식 시장의 장기 성장을 떠받치는 핵심 상품입니다. 실제로 미국 401(k) 시장에서 TDF 비중이 38%, 주식형이 38%로, 전체의 약 79%가 실적배당형 펀드로 운용되고 있죠. 저는 이러한 TDF 성장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체득했고, TDF 구조와 펀드 특성에 대한 명확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하나더넥스트TDF’ 2030~2055, 총 6개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와 은행이 약 40조 원 규모의 퇴직연금 잔고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당시 하나UBS가 아닌 타사 TDF를 사용하는 상황에 주목했습니다. ‘반드시 자체 엔진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 아래 그룹을 적극 설득했고, 결국 TDF 내재화라는 전략적 방향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현대자동차가 1977년 포니를 만들 때 일본 미쓰비치 엔진을 사용하다가 20여 년에 걸쳐 자체 알파 엔진을 개발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듯, 저희도 ‘하나금융그룹의 엔진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개발에 나섰습니다. 무엇보다 그룹의 ‘하나더넥스트’ 브랜드와 긴밀히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한 것이 빠른 시장 안착의 비결입니다. 이미 대형 운용사들이 선점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다른 대형 운용사들이 이미 TDF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더넥스트TDF’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입니까.

“TDF 설계 과정에서 가장 먼저 분석한 것은 기존 운용사들의 장기 전략이었습니다. 특히 일부 운용사가 출시 시점부터 환헤지 비중을 80~110%로 고정해 약관에 고정한 점은 장기 상품 관점에서 치명적인 오류라고 판단했습니다. 장기 운용에서는 연 2% 수준의 헤지 비용이 20~30년 누적되면 자산의 상당 부분을 잠식하고, 해외 주가 하락 시 작동하는 원·달러 효과로 변동성을 완충하는 기능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환헤지를 유연하게 하고, 글로벌 분산을 철저히 유지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설계했습니다. TDF의 성과는 결국 글로벌 주식·채권 EMP 운용 능력에서 승부가 나는데 당사는 이 핵심 영역인 글로벌 주식 EMP 부문에서 국내 최대 규모, 최고 성과를 꾸준히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내 15개 기관 중 13개의 기관 자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관련 자산은 2조9000억 원 수준으로 대형 운용사보다 큰 규모입니다. 또한 장기 상품의 특성을 고려해 특정 국가나 지역에 크게 편중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글로벌 분산투자를 했습니다. 반면 일부 운용사들은 과거 약관에 고정해 둔 환헤지 전략 때문에 지금도 전략 변경이 어려운 구조에 묶여 있습니다. 이를 우회하기 위해 TDF, ETF 등 다른 방식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TDF의 기본 취지인 장기 분산·유연한 환 관리가 시장 전반에서 정확히 이해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디폴트옵션 구성 방식 등도 감독당국에 개선을 꾸준히 제안해 왔습니다.”

- 대표님이 해외에서의 오랜 경험을 통해 ‘401K’를 가까이 보시면서 얻은 철학과 교훈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퇴직연금 운용에서 가장 큰 차이는 디폴트옵션 구조와 운용 일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401(k) 시장에서는 직원퇴직보장법(ERISA) 규정에 따라 장기 자산 증식을 최우선 가치로 두며, 가입자는 자신의 은퇴 시점에 맞춰 하나의 TDF에 자동 가입되는 방식이 표준입니다. 하나의 TDF 안에서 글로벌 자산 배분과 리스크 조절이 모두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애주기 전략이 단순하고 일관되게 유지됩니다. 반면 한국은 디폴트옵션 안에 서로 다른 운용사의 TDF 여러 개가 섞여 있는 구조가 흔합니다. 실제로 국내 디폴트옵션 중 3개의 TDF로 구성된 포트폴리오가 전체의 67%에 달합니다. 이렇게 여러 TDF가 혼합되면 각 TDF가 설계한 글라이드패스·빈티지·만기 구조가 희석돼, 오리지널 TDF가 의도한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성과의 불투명입니다. 예를 들어, 디폴트옵션 전체 수익률이 15%였더라도, 이를 구성하는 TDF A·B·C의 개별 성과는 20%, 10%, 0%일 수 있는데 가입자는 어떤 운용사의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는지 전혀 모른 채 자동 가입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하나의 큰 차이는 운용 플랫폼입니다. 미국에서는 뱅가드, 피델리티, 블랙록 같은 대형 플랫폼이 장기적 철학에 기반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며 시장을 주도합니다. 저비용·고효율의 생태계가 잘 정착돼 있고, 디폴트옵션의 목적에 대한 공감대가 시장 전반에 존재합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판매 채널 중심 구조가 강해, 운용 철학보다 판매 편의성이나 단기 마케팅 요소가 우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미국식의 일관된 생애주기 운용이나 규모의 경제를 통한 저비용 구조를 그대로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한국 확정기여(DC)형 제도는 위험자산을 최대 70%까지 담을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놨지만, 실제 가입자들은 평균 30%만 실적배당 자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위험자산의 ‘위험’은 데인저(danger)가 아니라 변동성인데,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산에 너무 적게 투자하고 있는 셈입니다. 더욱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가입자를 대신해 운용해주는 디폴트옵션도 89%가 원금보장형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DC형의 평균 수익률이 확정급여(DB)형보다 낮아지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겁니다. DB형은 사업자가 책임지고 운용해 3%대 중반의 수익을 내는 반면, DC형은 가입자가 스스로 자산 배분을 해야 하는데도 실적배당 비중이 매우 낮아 1%대에 머무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DC형과 디폴트옵션 모두에서 실적배당 상품 비중을 높이고, DB형의 과도한 원금 보장 의무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줄여줘야, 미국처럼 성과가 좋은 TDF 운용사로 자금이 모이고, 다시 그 규모가 더 나은 운용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또 하나의 축이 ETF입니다. 치열한 ETF 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구상하셨습니까.

“ETF 부문은 가장 큰 변화를 이룬 분야입니다. 저희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 혁신 상품(innovative products) 이 세 가지를 명확한 전략축으로 설정했습니다. 우선 규모의 경제 관점에서는 기존 ‘KTOP’브랜드를 ‘1Q(원큐)’로 전면 교체하고, 초저보수·테마형 구조를 적용한 신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했습니다. 머니마켓펀드(MMF)시장에서 7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경험을 ETF로 확장하자는 판단이었습니다. 그 결과 대표 상품인 ‘1Q MMF ETF’는 상장 13개월 만에 순자산 1조 원을 돌파했고, ‘1Q 미국S&P500 ETF’는 업계 최저 수준인 연 0.0055% 보수로 출시해 3개월 만에 순자산 500억을 달성했습니다. 두 번째는 범위의 경제 전략입니다. 후발주자로서 중요하게 본 것은 퇴직연금 고객들의 수요였습니다. 실제 퇴직연금 부분의 ETF 상품을 면밀히 분석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100 등 대표 ETF의 라인업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혁신 상품으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1Q미국메디컬AI’, ‘1Q샤오미밸류체인’, ‘1QK소버린ETF’ 등 국내 최초의 타이틀을 가진 테마 상품을 지속적으로 상장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 하나자산운용이 최근 새로운 ETF를 출시했습니다. ‘2세대 혼합형 ETF’라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최근 선보인 ‘2세대 혼합형 ETF’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저희가 출시한 ‘1Q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는 상장 직후 각각 최소 기간에 순자산 500억 원, 1000억 원을 돌파하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ETF뿐 아니라 주식형·채권형 펀드에서도 나타났습니다. 과거 하나UBS 시절에는 계열 은행에서도 저희 상품 취급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신한은행이 저희 채권형 펀드를 1조 원 넘게 판매하고, KB국민은행도 주식형 펀드를 1000억 이상 판매하고 있습니다. 기관 자금 유치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한때 정량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기관 자금을 받기 어려웠지만, 올해는 대형 국부펀드와 산하기관,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신규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특히 채권 부문에서는 무려 10년 만에 국가기관 자금 유치에 성공하는 의미 있는 이정표도 세웠습니다. 아직 전체 운용자산은 경쟁 지주 계열사보다 작지만, 인력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면 3년 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승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운용업은 덩치가 아니라 ‘상품 경쟁력’이 결정하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 개인투자자들에게 퇴직연금과 ETF 투자에 대해 조언해주신다면요.

“30년 넘게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며 얻은 결론은 단 하나입니다. 주식 투자는 ‘타이밍’이 아니라 ‘타임’이라는 겁니다. 시장 흐름을 정확히 맞히려는 시도는 거의 불가능하고, 결국 시간을 얼마나 길게 가져가느냐가 수익률을 결정합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주가는 기업 이익의 그림자’입니다. 기업의 이익이 구조적으로 증가하는지, 산업 사이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면 앞으로의 주가 흐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저는 10월 중순부터 두 회사의 이익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D램뿐 아니라 HBM까지 이익 체력이 완전히 다른 레벨에 올라섰고, 메모리 산업이 과거의 단순 커머디티에서 고부가 구조로 재편된 점도 중요합니다. 지금 시장은 글로벌 차원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돈을 버는 기업은 더 많이 벌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더 뒤처지는 흐름이 구조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매그니피센트 7(M7),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시장을 끌어왔습니다. 이런 시장에서는 지수가 4000포인트라고 해서 모든 업종이 함께 오르던 과거식 상승장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개인투자자에게 드리고 싶은 조언은 ‘이익이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기업을 쫒아가라’는 것입니다.”

-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확대 방침 속에서 지주회사 및 은행과 어떤 협업 전략을 구상하고 계신가요.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2024년 말 기준 427조 원 규모로, 향후 10년 내 1000 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권을 넘어선 최후의 격전지이자 미래의 핵심 승부처입니다. 특히 DC·개인형퇴직연금(IRP) 유형은 최근 퇴직자 증가 및 세금 이연, 세제 혜택 등에 힘입어 5년간 상승세가 빠른 상황입니다. 이에 하나금융그룹은 퇴직연금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금융지주 차원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의 2025년 1 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1.2조 원으로, 1분기에만 9700억 원이 증가해 시중은행 중 적립금 순증액 1위를 기록했습니다. 향후 DC·IRP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은 TDF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이후 TDF 펀드가 본격적으로 출시돼 약 11.7조 원(2024년 말 기준)의 규모로 2.7% 수준에 불과하지만, 퇴직연금의 선진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401(k) 내 TDF의 비중은 38%를 상회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급성장이 예상됩니다. 하나자산운용은 안정적인 운용과 혁신적 상품 개발을 통해, 앞으로도 하나금융그룹의 퇴직연금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 앞으로 중장기 전략과 회사 비전은 어떻게 설정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하나자산운용은 ‘퇴직연금 명가’라는 운용사의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ETF 및 TDF에서 국내 톱5 이내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단순한 운용 규모의 성장뿐 아니라, 자산관리 및 퇴직연금에서 국내 최고 역량의 자산운용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TF는 꾸준한 세 가지 전략(범위·규모·혁신)을 가지고, 당사 퇴직연금 상품에 핵심 ETF를 공급해 5~6위권 진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TDF의 경우 ‘하나더넥스트TDF’는 운용철학과 주식형 EMP 최다 운용사의 실전 경험에서 나온 최우수 성과를 적극 홍보해 ‘깜깜이 디폴트옵션’에 편입되는 TDF에 도전장을 낼 것입니다. TDF 수익률이 밝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기존 선두권 주자에게 도전하고, 점유율 톱5까지 도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개인투자자가 직접투자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퇴직 준비는 직장 생활을 충실히 하며 본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주식이나 코인 등 특정 자산에 올인하느라 본업이 흔들리는 건 결코 현명한 선택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TDF가 자리 잡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만기 시점까지 꾸준히 가져가고, 수수료가 낮은 인덱스 기반이라 불필요한 매매를 줄이는 구조입니다. 타이밍을 잡겠다고 자주 포트폴리오를 갈아타면,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전체 수익률을 망칠 수 있습니다. 은퇴 목표 시점을 정하고 그대로 꾸준히 운용하면,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이고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투자는 인생의 중심이 아니라, 인생을 더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보조적 도구여야 합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