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천동 복합상업시설인 롯데월드타워의 주차 게이트. 출구에 진입하자마자 곧바로 주차비가 결제되며 차단봉이 열렸다. 한국도로공사의 하이패스 주차장 결제시스템이 이곳에 설치된 것은 올해 8월로, 국내 민간 복합상업시설 중 처음이었다.
이 시스템을 설치한 아이트로닉스의 윤희중 대표(사진)는 지난 18일 경기 용인 본사에서 “차량 한 대당 출차시간을 20초 이상 단축시켜 주차장 내부 혼잡을 해소한 것은 물론 연간 31t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며 “하이패스 시스템을 도로뿐 아니라 주차장과 민간 복합시설 등 생활 전반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원래 차량용 내비게이션 모듈과 블랙박스를 제조하던 회사다. 2007년 9월 도로공사가 하이패스 시스템을 시범 운용하자 하이패스 단말기 개발에 나섰다. 윤 대표는 “우리의 사업 확장은 IR·RF 통신 방식을 최초로 통합한 단말기 기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IR 방식은 적외선을 이용해 직선으로 신호를 주고받아 방향에 제약이 있지만 전력 소모가 적다. RF 방식은 무선 주파수를 사용해 통신 범위가 넓고 안정적이지만 전력 소모가 많아 보통 시거잭 전원 연결이 필요하다. 두 방식을 합친 아이트로닉스의 일체형 통신 방식이 2013년 국내 하이패스 공식 통신 표준이 됐다. 회사는 2013~2014년 도로공사의 신설차로 사업을 수주하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이후 다차로 하이패스 시스템까지 개발해 이 분야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윤 대표는 “국내 하이패스 단말기 및 유지·보수 시장은 신규 도로 수요, 노후 장비 교체 수요가 많아 한번 진입하면 수익이 안정적이지만 공급사도 많아 큰 매출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매출의 80%를 하이패스 시스템 설치 및 유지관리로 거두는 아이트로닉스는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동남아 국가 두 곳에서 도로교통 관련 정부 관계자들과 협의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윤 대표는 “동남아 국가에 한번 신규 도로가 깔리면 수천㎞인데 영업소에 들어가는 톨게이트 시스템 규모만 따져도 4000억~6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용인=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