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이더리움' 메가이더…"웹2 같은 블록체인 앱 가능해질 것" [코인터뷰]

입력 2025-11-19 15:50
수정 2025-11-19 22:30

"메가이더가 '속도'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속도가 빨라야 웹2 같은 웹3가 가능하니까요. 메가이더가 추구하는 건 빠르고 안전하며 '쓸모 있는' 블록체인입니다."

슈야오 콩(Shuyao Kong) 메가이더 공동설립자 겸 최고사업책임자(CBO)는 19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콩 CBO는 "정말 빠른 블록체인이 있어야 사용자가 웹2처럼 느낄 수 있는 웹3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 수 있다"며 "사람들이 메가이더를 쓰는 이유도 단순히 속도 때문이 아닌 웹2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가이더(MegaETH)는 '실시간 블록체인(Real-time Blockchain)'을 표방하며 지난해 출범한 이더리움 레이어2 프로젝트다. 이더리움 공동 설립자인 비탈릭 부테린과 조셉 루빈이 지난해 상반기 진행된 시드투자 라운드에 잇달아 참여해 설립 초기부터 이목을 끌었다. "암호화폐, 금융주권 극대화"비탈릴 부테린 등 업계 거물이 메가이더에 투자한 건 콩 CBO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콩 CBO는 이더리움 생태계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콩 CBO가 2017년부터 약 6년간 조셉 루빈이 설립한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업 컨센시스(ConsenSys)에서 글로벌 사업개발(BD) 부문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당시 콩 CBO가 사업개발을 담당했던 기업 중 하나가 이더리움 기반의 글로벌 월렛 서비스 메타마스크(MetaMask)다.

콩 CBO가 메가이더를 공동 설립하게 된 계기는 아프리카에 있다. 콩 CBO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아프리카로 향해 IBM 컨설턴트로 케냐, 나이지리아 등에서 일했다. 콩 CBO는 "아프리카의 화폐 감가 속도는 가팔랐고 미국에 돈을 부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게 자산을 지키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에서 일하며 '자기주권(self-sovereignty)'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암호화폐는 금융 주권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콩 CBO는 기존 블록체인의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콩 CBO는 "퍼미션리스(Permissionless·무허가형) 블록체인에선 누구나 스마트 컨트랙트를 짤 수 있다"며 "(다만) 기존 블록체인들은 '진정한 퍼미션리스 블록체인'이 되기에는 너무느린 데다가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DB)에 머물러 있었다"고 설명했다. 솔라나보다 40배 빨라메가이더의 강점이 '속도'에 있는 배경에도 이런 맥락이 있다. 메가이더의 블록타임은 10밀리초(ms·1000분의 1초)로, 현존하는 블록체인 중 가장 빠르다. 블록체인에서 새 블록이 생성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인 블록타임은 트랜잭션 처리 속도의 '바로미터'가 된다. 통상 빠른 블록체인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솔라나(SOL)의 블록타임은 400밀리초다.

콩 CBO는 '레이턴시(latency·지연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콩 CBO는 "100만 TPS(초당 트랜잭션 처리수) 같은 수치는 마케팅일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레이턴지는 조작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성능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가이더의 장기적 목표는 레이턴시를 기존 10밀리초에서 1밀리초까지 낮추는 것"이라며 "메가이더를 '실시간 이더리움'으로 내세우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의 속도가 빨라지면 '자본 효율성(Capital Efficiency)'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콩 CBO는 "블록체인에서 하나의 거래를 체결하는 데 10초가 걸리면 1분에 6번밖에 거래를 하지 못한다"며 "하지만 블록타임이 1밀리초면 1분에 수많은 거래를 할 수 있어 차익·파생상품 거래 등 활용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극저지연 인프라가 중요한 외환거래(FX)를 온체인으로 옮겨오려면 메가이더 같은 속도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콩 CBO는 블록체인 속도를 높여야 온체인 활동의 다양성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수초에서 수십 초가 걸리는 기존 블록체인 거래 처리 속도는 그동안 웹3 기술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콩 CBO는 "일상에서 투자 외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던 것도 메가이더를 설립한 이유 중 하나"라며 "결국 메가이더가 하려는 일은 토스나 카카오처럼 '느껴지는' 블록체인 앱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가스비 없애메가이더는 블록체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가스비(수수료)도 없앴다. 지난 9월 합성 스테이블코인 프로토콜 에테나(Ethena)와 손잡고 자체 스테이블코인 USDm을 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메가이더는 일반 레이어2 프로젝트와 달리 가스비가 아닌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운영해 수익을 낸다. 콩 CBO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으로 창출한 재원을 통해 가스비를 보조하는 방식"이라며 "(가스비가 없는 건) 사용자 친화성 극대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도 높다. 메가이더가 지난달 진행한 1500만달러(약 220억원) 규모의 자체 토큰 메가(MEGA) 공모에선 공모액의 28배가 넘는 청약 자금이 몰렸다. 콩 CBO는 "소수의 대형 펀드가 토큰을 독점하는 생태계는 건강하지 않다"며 "블록체인은 개인이 낮은 밸류에이션에 합류해 함께 놀 수 있는 '공공 놀이터(public playground)'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블록체인이 놀이터인 건 여러 재밌는 경험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며 "메가이더는 투명성과 상호작용성이 높아 사용자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좋은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콩 CBO는 "블록체인이 인공지능(AI)보다 큰 영향력을 가진 기술이 될 것으로 본다"며 "AI는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만 블록체인은 우리가 함께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콩 CBO는 "블록체인은 근본적으로 열린 협업을 위한 기술"이라며 "AI가 '나'를 더 낫게 만든다면, 블록체인은 '우리'를 더 낫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한국 시장에 대해선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메가이더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메가 마피아(Mega Mafia)'에도 여러 한국 팀이 소속돼 있다는 게 콩 CBO의 설명이다. 콩 CBO는 "한국에 올 때마다 많은 개발자를 만난다"며 "투자 유치보다는 한국의 개발자 생태계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한국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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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블루밍비트 기자 gilso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