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이달 들어 8조원 이상 늘었다. 연이은 금리 인상에 연 3%대 상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예테크’(예금+재테크)족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18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74조1310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8조5621억원 증가했다. 하반기 들어서만 42조1967억원 불어났다.
금리 상승 효과에 힘입어 예금 규모를 늘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5대 은행은 최근 2~3개월간 시장금리가 오른 것을 반영해 주요 정기예금 금리를 0.2~0.3%포인트가량 인상했다. 지난 8월만 해도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최고금리가 연 2.5% 수준에 그쳤으나 최근엔 연 3%대 상품도 모습을 드러냈다. 신한은행의 ‘신한my플러스정기예금’(연 3.1%)과 우리은행의 ‘우리첫거래우대정기예금’(연 3%)이 대표적이다. 5대 은행 외에도 SC제일은행(연 3.1%)과 전북은행(연 3%)이 최고 연 3% 이상의 금리를 내걸고 있다.
은행들은 정기예금 증가가 시중의 유동성이 증시로 대거 흘러가는 상황에서 수신 방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 투자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요구불예금은 4분기 들어 거듭 줄어드는 추세다. 5대 은행의 18일 요구불예금 잔액은 623조964억원으로 이달 들어 4조3793억원 감소했다. 10월 감소액은 21조8675억원에 달했다.
대출 금리 역시 동반 상승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은행들의 이자이익도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달 2.57%를 기록하며 두 달간 0.08%포인트 올랐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은 이를 반영해 최근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상향조정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