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승소에…김민석 "새 정부 쾌거" 한동훈 "한 일 없어"

입력 2025-11-19 15:04
수정 2025-11-19 15:05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각 관련 국제투자분쟁(ISDS)의 중재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 사건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승소한 일이 다시금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 승소가 누구의 공인지를 두고 공방을 펼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론스타와 소송을 주도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당시 승산이 없다며 자신을 비난했던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사과하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에서는 어렵게 이뤄낸 국가적인 성과 앞에서도 자신의 덕을 뽐내고 남 탓부터 하냐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일부에서 제기하는 프레임처럼 '업적 공방'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정권의 잘못된 '가로채기'를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바로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김민석 총리는 론스타 승소가 '새 정부 쾌거'라고 말했지만, 이 소송 최종변론은 더불어민주당 정권 출범 전인 올해 1월이었으므로 새 정부가 한 것은 없다"면서 "게다가 민주당은 그냥 구경만 한 게 아니라 이 항소 제기 자체를 강력히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SNS 글을 통해 "당시 악의적으로 론스타 취소소송을 승산 없다고 공격하고 깎아내리던 송기호 씨가 현재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이다"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김형주 한성대 특임교수는 YTN 뉴스에 출연해 "이번 판결에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앞선 정부가 공백 상태였고 무능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했을 것"이라며 "앞선 정부의 노력으로 현 정부가 그런 노력의 결과를 받아안게 됐다고 말했다면 정쟁이 줄어들고 국민들도 편안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재정쟁화돼서 국민들을 불편하게 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오늘 오후 3시 22분경, 미국 동부 시간으로는 새벽 1시 22분경에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ISDS 취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승소 결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취소위원회는 2022년 8월 30일 자 중재 판정에서 인정했던 정부의 론스타에 대한 배상금 원금 2억 1650만 달러 및 이에 대한 이자 지급 의무를 모두 취소했다"며 "이로써 원 판정에서 인정된 현재 환율 기준 약 4000억 원 규모의 정부의 배상 책임은 모두 소급해 소멸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취소위원회로부터 론스타는 한국 정부가 그간 취소 절차에서 지출한 소송비용 합계 약 73억 원을 30일 이내에 지급하라는 환수 결정도 받아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론스타 사건은 2003년에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약 1조 3000억 원에 사들인 후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약 3배 가까운 가격에 매각하면서 오히려 한국 정부로 인해 고가에 매각할 기회를 놓쳤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한 사건"이라며 "2022년, 10년 만에 2억 165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원 중재판정이 선고됐고 론스타와 한국 정부 모두 취소 신청을 제기해 그 결과가 3년이 넘는 오늘 선고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국가 재정과 국민 세금을 지켜낸 중대한 성과이며, 대한민국의 금융감독 주권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그동안 법무부를 중심으로 정부 관련 부처가 적극적으로 소송에 대응한 결과"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APEC의 성공적 개최, 한·미·중·일 정상외교, 관세 협상 타결에 이어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이며, 국민 여러분께서 뜻을 모아주신 덕분에 국운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