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지구 주민들 "선정릉 앞엔 고층빌딩숲…종묘는 왜 안되나”

입력 2025-11-19 14:21
수정 2025-11-19 14:29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고층 재개발을 둘러싸고 적정성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운지구 주민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세계문화유산인 강남구 선정릉 인근엔 이미 고층 빌딩이 많은데, 그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19일 세운지구 주민들은 입장문을 내고 “선정릉은 고층 건물들이 즐비한 강남 핵심 권역 안에 있지만, 200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며 “약 250m 떨어진 지점에 포스코센터빌딩(151m)과 DB금융센터빌딩(154m)이 있고, 500~600m 지점엔 무역센터빌딩(227m)이 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세운4구역(142m)은 종묘 정전에서 600m 이상 떨어져 있다. 주민들은 “더욱이 세운4구역은 종묘 정전에서 주 시야각 60도 밖에 위치해 잘 드러나지 않는 지역에 들어선다”며 “유독 세운4구역을 콕 집어 높이 규제를 강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문화유산 주변에 고층 건물을 지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꾀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예컨대 1000년 역사의 영국 런던타워 주변엔 높이가 300m를 넘는 건물이 있다. 일본 도쿄 왕궁 인근엔 당초 100척(약 33m) 제한이 있었는데, 높이 규제를 풀어 200~385m 높이의 빌딩들이 들어섰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