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실 달걀' 얼마길래…"강추강추" 절친 조혜련 글에 발칵

입력 2025-11-18 09:44
수정 2025-11-18 13:12
개그우먼 이경실이 운영하는 달걀 브랜드가 사육환경 번호인 난각번호 '4번'임에도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제품을 홍보했던 '절친' 개그우먼 조혜련이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오히려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16일 조혜련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경실 브랜드 달걀을 소개하며 "이경실의 'XX란' 진짜 달걀 중의 여왕이다. 너무 맛있다", "강추강추 꼭 한번 'XX란' 드셔보시라"고 적었다.

그는 달걀 언박싱을 하며 "포장부터 다르다", "튼실하다", "알이 다르다", "옐로우와 화이트의 조화"라고 칭찬했으나, 난각번호가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소비자들은 "난각번호 4번으로 저렇게 판다고? 난각번호 1번 가격인데?", "4번 달걀을 왜 1·2번 가격으로 사야 하느냐", "팬심 이용하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만을 드러냈다.

난각번호 1번 달걀은 온라인에서 30구 기준 1만5000원~2만원 수준인데, 난각번호 4번인 이경실 달걀 역시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혜련이 게시물을 삭제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서는 "특별하지 않은데 특별한 것처럼 포장한 것 같다"는 비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달걀에는 10자리 난각번호가 찍힌다. 이 가운데 마지막 한 자리가 사육환경을 나타내는 번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난각번호 1번 방사사육, 2번은 축사내 방사, 3번 개선된 케이지, 4번 기존 케이지 등에서 사육되는 환경을 뜻한다.

가장 낮은 사육환경으로 분류되는 4번 케이지 사육은 축산법이 정한 산란계 케이지 기준 면적을 충족하는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로, 닭 1마리당 허용되는 공간이 가장 좁아 활동성이 낮다. 닭 1마리가 차지하는 면적은 0.05㎡로 A4용지 한 장(0.062㎡)보다도 작은 수준이다.

사육환경 번호는 달걀의 영양성분을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닭의 스트레스와 복지 차이로 인해 소비자 선호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아왔다. 윤진현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교수 연구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달걀에 잔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어 소비자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이경실 달걀 회사는 온라인 구매 페이지에 '4번 달걀 덕분에'라는 제목의 설명문을 통해 "달걀 생산자라면 난각번호와 관계없이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며 "요즘 농장은 상향평준화되어 과거처럼 살충제 검출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동물복지란의 가격은 환경과 동물 존중에 대한 비용일 뿐, 품질 차이는 아니다", "모든 농장이 동물복지가 되면 달걀은 3000원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시장에 4번 달걀이 필요한 이유이며, 구매 기준은 난각번호가 아니라 품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HACCP, 무살충제, 무항생제, 무농약, 무의약품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며 기준 신선도보다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이경실은 지난 8월 유튜브를 통해 "엄마가 항상 언니 도시락에만 계란 후라이를 해주셨다"면서 "그게 한이 돼 가지고 달걀 모델이고 인터넷 사업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