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8일 3.32% 급락하면서 7거래일 만에 4000선 아래(3953.62)로 내려갔다. 인공지능(AI) 거품론 확산으로 대형 반도체주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기대로 급등했던 2차전지 종목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185억원, 185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2.66% 하락한 878.70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 약세는 AI 거품 우려가 커지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6769억원, 55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가 1조243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버텼지만 역부족이었다.
AI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각각 5.94%, 6.9% 밀렸다. 삼성전자도 2.78% 하락했다. ‘60만닉스’ ‘10만전자’ 명함을 반납했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ESS 기대가 후퇴하자 2차전지 종목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4.32% 떨어졌고, SK이노베이션은 5.15% 급락했다. 최근 증시 활황으로 주가가 급등한 증권주도 마찬가지다. 한국금융지주가 5.51%, 키움증권이 6.64% 하락폭을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2차전지, 조선, 방위산업은 중단기 과열이 해소되는 매물 소화 국면”이라며 “단기 급락 때마다 분할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AI 거품론에 휘청이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26조6029억원으로 4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85조944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