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비과세 늘린다는데…정부 "해외투자 쏠릴라"

입력 2025-11-18 17:39
수정 2025-11-19 01:04
정부가 국내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세제 혜택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에서 절세 폭을 극대화하려면 매매차익이 비과세되는 국내 주식보다 세금이 붙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ISA 비과세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세 혜택 강화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ISA는 3년 동안 유지하면 수익의 200만원(서민·농어민 400만원)까지 비과세, 나머지는 9.9% 세율(지방세 포함)로 분리과세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ISA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의 고민은 ISA 등 절세계좌로 자금이 유입되더라도 이 돈이 해외 증시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매매차익이 비과세되는 국내 주식보다 15.4%의 배당소득세가 붙는 해외 주식형 상품에 투자하는 게 절세 효과가 커서다. 지난 9월 말 기준 ISA 내 해외 투자 비중은 22.2%로, 2년여 전인 2023년 말(4.8%)과 비교해 네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해외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원화 가치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일본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1월부터 신(新)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도입하고 혜택을 크게 늘렸다. 이후 일본인의 예금과 현금이 투자 상품으로 이동했지만 해외 금융상품 투자 규모가 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국내 투자형 ISA 신설이다. 국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만 투자하도록 하되, 납입 및 비과세 한도를 기존 ISA보다 두 배 이상 높이는 방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과세 혜택이 국내 증시 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있다”며 “국내 투자 중심으로 ISA를 재설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나수지/김익환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