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제어 장비 및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비츠로시스가 울산 정밀화학 산업단지에 AI 기반 설비·공정 이상 진단 기술을 적용하며 플랜트 디지털 전환(DX)의 대표 실증 사례를 마련했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울산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지원하는 ‘제조업 AI융합 기반 조성 사업’(2024~2026년)의 일환으로,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수행한 ‘광역연계형 AI솔루션 개발·실증 지원 과제(2025~2026)’를 통해 도출됐다. 산업과 지역 간 데이터를 공유·표준화해 기술을 교차 실증하고, 산업별 AI 모델의 재사용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츠로시스는 스마트 전력망(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자동제어 시스템 등 산업용 모니터링 기술에 강점을 가진 기업으로, 이번 과제를 통해 정밀화학 공정과 설비 이상을 자동으로 감지·예측하는 AI 솔루션을 실증했다. 특히 올해는 수요기업 SK케미칼, 에이스앤이 등 정밀화학·자동차 부품 기업의 현장 데이터를 연계해 AI가 설비의 진동·압력·온도 등 다종(多種)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스스로 진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 정밀화학 업종은 DCS(분산제어시스템)와 CMS(진동 모니터링 시스템)를 보유하고도 데이터를 분석할 전문 인력이 부족해, 수백 개 설비의 이상 진단이 소수 인력의 경험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었다. 비츠로시스는 이를 AI 기반 자동 이상 진단 모델로 대체했다. 진동, 온도, 전류, 압력, 유량 등 이종 센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AI가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예측·분석해 ‘설비의 건강을 진단하는 디지털 주치의‘ 역할을 수행한다.
AI는 1D-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기반 설비 이상 진단 알고리즘과 LSTM(Long Short-Term Memory) 기반 공정 이상 감지 모델을 결합해 RPM·유량·온도 등의 변화를 패턴으로 학습하고 정상 상태와 비정상 상태를 자동 구분한다. 진동 주파수 규칙 기반 진단 기법을 적용해 베어링 파손, 축정렬 불량, 임펠러 마모 등 설비 고장의 원인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AI는 단순 알람을 넘어 자동 진단 근거와 판단 결과를 시각화해 제공한다. 작업자는 웹 기반 모니터링 화면에서 설비별 상태, 이상 트렌드, 주파수 스펙트럼을 실시간 확인하고 필요 시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기존 인력 중심의 수동 점검 체계를 데이터 중심의 자율 진단·예측 관리 체계로 바꿨다. 그 결과 설비 점검 시간은 단축되고 이상 조기 감지로 인한 생산 손실이 크게 줄었으며, 특히 고점도 화학제품 교반 설비의 베어링·축수부 이상을 조기에 탐지함으로써 약 2억 원대의 생산 손실을 예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츠로시스는 이번 실증을 통해 확보한 AI 기술을 자동차 부품, 공작기계, 석유화학 등 장치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정밀화학 업종에 적용된 진동 진단 기술을 공작기계 PLC 데이터와 결합해 절삭공구 수명과 장비 이상을 예측하고, 공정 안정성을 높이는 AI 솔루션으로 고도화해 내년에는 태창기계, 금륜이엔지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기재 비츠로시스 대표는 “이번 과제를 통해 산업 설비 데이터를 AI가 직접 해석하고 진단하는 체계를 구축했다”며 “대표적인 장치기반 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의 1번 도시인 울산으로부터 경남지역의 자동차 부품 업종을 대상으로 개발한 솔루션을 확산하고자 한다. 특히, 공작기계의 PLC데이터와 진동 기술을 접목하여 자동차 부품 업종의 주요 설비인 공작기계를 대상으로 절삭공구 수명 및 공작기계 부품 이상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및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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