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16일 밝혔다.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동력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자사주가 국내 증시 저평가의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해왔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상법 개정안에 대해 “아마 오는 12월까지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가 이번주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중심으로 한 상법 3차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어서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 대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에서 신규로 매입하는 자사주는 물론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도 원칙적으로 1년 이내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기본 방향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외 방식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두고 내부 이견이 적지 않다. 특위는 자사주 보유량이 많은 기업일수록 더 긴 유예기간을 주는 방안과 자사주 처분 시 인수권 부여 등 신주 발행 절차를 준용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또 스톡옵션, 우리사주조합 등 예외 사유 인정 범위 등을 놓고 검토 중이다. 특히 다수 주주의 동의가 있으면 자사주 보유를 허용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전반적인 기조는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금지하는 데 맞춰져 있다. ‘자본금의 10%’와 같은 일률적 보유 허용 기준을 따로 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의장은 최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형태로 활용하기 위한 자사주는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인수합병 국면에서 자사주를 특정인에게 매각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식의 방어는 허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합병 등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사주에 대해서도 특수관계인에게 배정되지 않도록 신주 배정 절차를 준용해 주주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이 3차 상법 개정안 입법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제도 설계 과정에서 정교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일정 기간 내 소각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예외적 활용까지 허용하는 입법례는 해외에서 거의 찾기 어렵다”며 “예외 범위와 승인 절차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제도 효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