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 포기' 노만석·정진우 퇴장…檢내부 "비겁한 선택"

입력 2025-11-16 19:15
수정 2025-11-17 00:30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 논란에 물러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겸 대검찰청 차장(사법연수원 29기)과 정진우 전 서울중앙지검장(29기)을 향한 비판이 검찰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수뇌부로 꼽히는 두 사람은 외압에 맞서지 않고 무책임하게 사임하는 ‘비겁한 퇴장’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쓸쓸히 검찰을 떠나게 됐다.

경남 창녕 출신인 노 전 직무대행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대구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수원·서울중앙·대전지검 등에서 근무했다. 2017년 다스 비자금 수사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2018년 군·검 합동수사단 공동단장을 맡아 박근혜 정부의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등을 수사했다. 하지만 이번 항소 포기 결정으로 그는 26년 경력에 치명상을 입었다.

노 전 직무대행은 지난 7일 이진수 법무부 차관에게서 정성호 장관의 ‘항소 관련 우려’를 전달받은 뒤 스스로 항소 포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정으로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팀 검사들뿐만 아니라 전국 검사장까지 집단 반발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검란(檢亂)’이 일어났다.

한 검찰 간부는 “직을 걸고라도 항소를 강행했어야 했는데 스스로 포기했다”며 “법무부 외압이 있었다면 그 실체를 밝히면서 맞섰어야 했는데 검사들의 반발을 견디지 못해 물러난 것은 리더십 부재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노 전 직무대행은 14일 퇴임식에서 “형사사법 체계 변화로 국민이 겪을 불편에 대한 충분한 논의나 대비 없이 단순히 검찰청을 폐지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정부·여당의 검찰개혁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검찰 가족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아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 전 지검장은 항소 포기 결정 직후인 8일 먼저 사의를 밝혔다. 경기 평택 출신인 그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2000년 해군법무관으로 임관해 법무부 국제형사과장·공안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제1차장검사, 대검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지내며 공안·기획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정 전 지검장의 선택을 두고 “비겁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한 검찰 관계자는 “중앙지검장은 책임자로서 대검에 끝까지 항소 결정을 보고하며 밀어붙여야 했는데도 대검이 항소 포기 의견을 밝히자 실무자들 의견을 묵살한 뒤 사표부터 던졌다”며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서온 검찰의 자존심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