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는 ‘실적’보다 ‘기술력’이 기업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 투입해 신약을 개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적자 기업이라도 미래 수익원이 될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면 단숨에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투자 대상 기업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임상 데이터 공개 시점, 기술 수출 및 마일스톤 구조 등을 살펴보면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발굴 및 전임상, 임상시험(1~3상), 신약 허가 신청, 판매 승인 및 출시 단계로 이뤄진다. 질병 원인을 억제하거나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찾아 전임상(동물실험)에 성공하면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에 나선다. 임상 1상에선 건강한 사람 20~8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확인하고, 임상 2상에선 100~200명 규모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를 평가한다. 임상 3상은 환자 수백~수천 명을 대상으로 신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최종 검증하는 단계다.
주가는 임상 단계부터 반응한다. 효과가 입증되면 상업화 가능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항암제는 치료 후 재발까지 걸리는 기간(PFS), 종양 크기 감소 또는 사라진 환자 비율(ORR)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 수출도 핵심 투자 포인트다. 계약 상대와 규모에 따라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
신약 기술 수출은 대부분 마일스톤 방식으로 이뤄진다. 초기 계약금을 받고 임상 단계별로 성과에 따라 추가 금액을 수령하며, 출시 이후에는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신약 개발의 최종 성공률은 통상 10% 미만으로, ‘죽음의 계곡’으로 불릴 만큼 험난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각 단계에서 성과를 검증한 뒤 투자에 나선다. ‘총 n조원 규모 기술 수출’이라는 표현은 계약금부터 로열티까지 잠재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의 합계다.
임상이 실패하면 실적과 주가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국내외 학회에서 발표되는 임상 데이터도 투자 판단의 중요한 지표다. 임상 결과가 양호하면 기술 수출 협의가 활발해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모든 임상시험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셀비온은 지난 9월 5일 전립선암 치료제 임상 2상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주가가 21.15% 급락했다. 오름테라퓨틱도 미국 임상시험 중단 소식에 하한가로 추락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 투자는 기본적으로 약물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며 “학회를 기점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원하는 결과값이 도출됐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