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운동 활황에…플랫폼 연계 행동주의 펀드 등장

입력 2025-11-17 10:05
수정 2025-11-18 15:33
이 기사는 11월 17일 10: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소액주주 플랫폼 ‘헤이홀더’와 연계한 행동주의 펀드가 등장했다. 헤이홀더를 통한 주주행동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펀드다. 온라인에서 세를 모으는 소액주주 운동이 거세지면서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들도 플랫폼과 적극적으로 손을 맞잡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중립성이 핵심인 플랫폼이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무분별하게 동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모 자산운용사 퀸즈가드자산운용은 ‘퀸즈가드헤이홀더액티비즘’ 펀드 모집을 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사모 방식으로 총 20억~30억원가량의 자산을 모아 출발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펀드는 헤이홀더를 주주행동 과정에서 적극 활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운용사(GP)인 퀸즈가드자산운용은 주주행동 타깃을 설정한 뒤 헤이홀더 플랫폼에서 '동맹 세력'을 적극 끌어모을 예정이다.

퀸즈가드자산운용은 헤이홀더를 내세우는 게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 전체로 넓히는 상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플랫폼을 활용한 주주행동의 파급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인피니트헬스케어와 인포바인 소액주주들이 주주행동 과정에서 헤이홀더를 활용했다. 인피니트헬스케어에선 감사 해임을 요구하는 소액주주와 회사 경영진 간 '표대결'까지 벌어졌다. 액트에서 결집한 소액주주들은 파마리서치와 하나마이크론의 인적분할 계획에 반대해 이를 철회시키기도 했다.

퀸즈가드자산운용과 헤이홀더 측은 펀드 설정 과정부터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 분배 방식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헤이홀더의 허권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허 대표는 “해외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와 헤이홀더에서의 운동을 통해 동맹 세력을 적극 확보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동맹'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플랫폼 자체가 특정 행동주의 펀드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 주주 여론이 왜곡될 수 있어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소액주주가 아닌 행동주의 펀드의 수익률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조장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헤이홀더는 문제점이 없다는 입장이다. 허 대표는 "해당 펀드는 헤이홀더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점을 내세웠을 뿐이지 플랫폼이 편을 들어준다는 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소액주주들을 위한 주주행동을 진행하고, 이것이 많은 이들의 주주들의 공감을 받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법무법인을 통해 법령 위반과 이해 상충 이슈를 충분히 검토했고,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