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의 마지막 실종자도 14일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다.
사고 발생 8일 만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 매몰자 7명 중 생존자는 없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9시 57분께 사고 현장인 보일러 타워 5호기 잔해에서 김모(62)씨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이날 중장비로 잔해 상부를 걷어내고 내부를 확인하는 수색 작업을 반복하던 중 오후 8시 49분께 김씨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후 주변 철 구조물을 잘라내며 접근한 지 1시간여 만에 김씨의 시신을 잔해 외부로 옮겼다.
김씨는 이번 사고 매몰자 7명 중 가장 늦은 200시간 만에 시신으로 돌아왔다.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규모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붕괴해 당시 현장에 있던 작업자 9명 중 7명이 매몰됐다.
울산화력발전소 타워 붕괴 사고 매몰자에 대한 구조작업이 완료되면서 사고원인과 책임을 둘러싼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경찰청과 울산지검, 부산고용노동청 등은 이미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착수에 나설 준비를 끝냈다.
수사는 보일러 타워 붕괴 원인과 과정을 규명하는 것을 기본으로, 원·하청 간 작업 지시 체계, 작업 공법, 안전 관리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전체 63m 높이 보일러 타워 중 25m 지점에서 사전 취약화 작업 즉, 대형 보일러 철거 시 한 번에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 구조물 등을 미리 잘라놓는 일을 하던 중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계획서상으로는 기둥 상부와 하부 28곳을 절단하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상·중·하부 세 곳에 40곳가량 절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가족 대표 A씨는 "우리가 가장 바라는 것은 명확한 진상 규명과 엄중한 처벌"이라며 "이를 위해 (피해자) 가족 간 협의를 통해 공동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 8일째인 전날에야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 HJ중공업이 공식 사과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서는 "정치권과 여론에 등 떠밀려 급하게 사과한 듯한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사과문을 보니) 동서발전은 사고 발생 8일이 지났는데도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며 "HJ중공업은 질의응답에 대표이사가 직접 응하지 않고 대변인을 내세워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가족 일부는 합동 발인에 뜻을 모으고 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마지막 실종자 구조가 된만큼 합동 발인 일정을 정할 계획"이라며 "희망하는 가족에 한해 합동으로 치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