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 누가 사냐"더니…Z세대, 열광하자 깜짝 전망

입력 2025-11-14 17:01
수정 2025-11-15 00:46
실적 부진으로 영국 대표 주가지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100)에서 퇴출당하는 굴욕까지 당한 명품 브랜드 버버리(사진)가 되살아나고 있다.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명품 소비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다. 루이비통, 디올 등 럭셔리 브랜드도 잇달아 ‘중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버버리는 2025회계연도 2분기(7~9월)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2년 만에 첫 분기 매출 증가세다. 미미한 수준의 반등에도 시장은 이를 ‘버버리의 부활’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버버리 주가는 장중 8.45%까지 뛰었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도 최근 버버리 투자의견을 ‘보류’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 가격을 12파운드에서 15파운드로 올렸다. 조슈아 슐먼 버버리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오랜 시간 사랑해온 브랜드로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버버리는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소비심리가 위축돼 직격탄을 맞았다.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가죽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 그 결과 지난해 9월엔 FTSE100지수에 편입된 지 15년 만에 이름이 사라졌다.

버버리는 재도약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슐먼 CEO를 주축으로 코트, 스카프 등 핵심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버버리의 변화는 최근 중국 명품 수요가 되살아나는 상황과 맞물리며 빛을 보기 시작했다. 버버리에 따르면 중국 Z세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 급증했다. 현지 애널리스트는 “버버리가 느리지만 확실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명품 소비가 바닥을 치고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다른 브랜드도 중국에 잇달아 매장을 내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산하 루이비통, 디올, 티파니, 로로피아나 등은 오는 12월 베이징 쇼핑몰 타이구리 싼리툰에 신규 매장을 열기로 했다. 현지 명품 시장 침체로 수년간 공사가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됐다. 디올은 2027년을 목표로 상하이 내 특화 매장 개설 준비에도 나섰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