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사장 "혼다와 美서 차량 공동개발 검토"

입력 2025-11-14 16:46
수정 2025-11-15 00:55
닛산자동차가 미국에서 혼다와 차량을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관세 등으로 시장 환경이 어려워진 미국에서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이 협력해 생존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이반 에스피노사 닛산 사장(사진)은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혼다와 공동으로 차량 및 파워트레인을 개발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혼다는 이에 대해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양사는 지난해 8월 전기차 개발 등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맺고 그해 12월 경영 통합 협의에 나섰지만 통합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올해 2월 결렬됐다.

닛산과 혼다가 미국에서 협력에 나선 배경은 위기감이다. 하이브리드카 출시 지연으로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이 사라진 닛산은 미국 관세 인상으로 더욱 어려워졌고, 혼다는 자동차 부문에서 2025회계연도 상반기(4~9월) 적자를 기록했다.

에스피노사 사장은 “양사 모두 미국 내 생산 체제와 공급망이 광범위하고 개발 역량이 높다”며 “관세 영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며 다른 시장에서도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닛산은 가동률이 부진한 미국 공장에서 혼다 픽업트럭 생산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과 혼다는 조그만 것부터 시작해 향후 자본 제휴 등으로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닛산은 경영 재건을 위해 전 세계 직원 2만 명 감원과 7개 공장 폐쇄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 중이다.

닛산은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내걸었다.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을 중단하고 내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