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삼성전자와 국방용 인공지능(AI) 반도체 공동 개발에 나선다. 항공우주·방위산업에 쓰일 온디바이스(클라우드 연결 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구현) AI 반도체를 국산 기술로 확보해 방산 경쟁력과 ‘소버린(주권형) AI’ 역량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KAI와 삼성전자는 14일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항공우주·방위산업 적용을 위한 AI 및 무선주파수(RF)용 국방 반도체 개발·생산’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식엔 차재병 KAI 대표(부사장)와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등이 참석했다.
양사는 방산 분야 특성을 반영한 국방 AI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기술을 국방용 반도체에 적용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항공우주·방위산업에 최적화된 AI·RF 반도체를 설계하고 양산해 무기체계 반도체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공동 워킹그룹 및 협의체 운영, 연구개발(R&D) 공동 수행,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등에서 단계적으로 협력을 확대한다. 특히 높은 신뢰성과 보안성이 요구되는 방산 특성을 고려해 반도체 설계부터 방산 품질 기준 등을 반영한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한다. 이와 함께 국방 반도체 적용 범위를 넓히고 관련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KAI는 T-50, FA-50, 수리온 등 KAI의 주력 유인 플랫폼에 이번에 개발할 국방 AI 반도체를 넣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사업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 대표는 “국방 AI 반도체 개발을 완수해 국내 방위산업과 소버린 AI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