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팩트시트 확정에 산업계 '안도'…"경쟁력 확보 노력"

입력 2025-11-14 15:41
수정 2025-11-14 15:42



한미 양국이 자동차·조선·반도체를 포함한 관세 협상 세부 내용을 확정하면서 국내 주요 산업계가 안도감을 드러냈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무역 조치의 구체안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최종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적용하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관세 인하 시점이 명확히 명시되지 않은 데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글로벌 3위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그룹은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현대차, 기아는 앞으로도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정의선 회장도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정부분들이 너무 잘하셔서 제가 큰 빚을 졌다"며 "감사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무관세가 15%로 변경되면서 충격 완화를 위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미 FTA의 우대 효과가 약화되면서 미국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와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협상 과정에서 한미 조선 협력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된 점을 환영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화그룹은 이날 입장문에서 "한미 동맹 강화에 발맞춰 거제조선소 투자를 확대하고, 조선 기술을 미국 현지 필리조선소에도 접목해 양국 안보 파트너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미국 조선업 재건 움직임에 맞춰 상선뿐 아니라 함정 건조 인프라 확충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번 합의로 반도체 업계는 돌발 변수에 대비할 최소한의 보호막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다만 미국의 관세 유예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는 자국 생산 확대와 한국산 메모리 수입 안정 사이에서 미국의 정책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합의는 한미 간 산업별 이해가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타협점을 찾은 결과로 평가된다.

업계는 관세 인하의 실제 효과를 지켜보며 정부와 협력해 후속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