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재산분할, 아파트·비상장주식 평가가 승패 가른다 [윤지상의 가사언박싱]

입력 2025-11-14 14:44
수정 2025-11-14 14:55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이혼 재산분할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부동산, 특히 아파트의 시세"라고 입을 모읍니다. 국내 대부분 가정에서 아파트가 총자산의 핵심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부동산 시세를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항소심 진행 시 항소심 선고 직전 기일)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이 때문에 이혼 소송의 승패는 아파트 가격의 등락에 좌우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컨대 아파트 소유자 측 변호사가 재산분할 비율을 10% 더 받아냈다 하더라도, 소송 기간 중 아파트 가격이 30% 이상 급등하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금액을 상대방에게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아파트 외 일반 주택이나 상가는 감정평가를 통해 평가 시점 기준으로 시세가 결정됩니다. 하지만 아파트는 KB시세를 기준으로 하며, 이는 소송 중에도 실시간으로 변동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부유층 이혼 소송, 비상장주식 가치평가가 쟁점
부유층이나 자산가의 경우 양상이 다릅니다. 이들은 대부분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 비상장주식의 가치평가가 재산분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릅니다. 특히 배우자 중 한쪽이 비상장회사의 창업자이거나 대주주일 경우, 주식 가치 산정 방식에 따라 재산분할 금액이 수십억원 이상 차이날 수 있어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집니다.

법원은 재산분할 대상 재산의 가액을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상장주식의 경우 변론종결일 증권거래소 종가로 비교적 명확히 평가되지만, 문제는 객관적 시장가격이 없는 비상장주식입니다.

비상장주식은 통상 소송 중 감정평가를 거치며, 감정평가 시점이 가치평가의 기준시점이 됩니다. 다만 항소심에서 재감정이 이뤄지면 기준시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비상장주식은 우선 객관적 교환가치가 적절히 반영된 정상적 거래 실례가 있으면 그 거래가격을 시가로 인정합니다. 하지만 개인 소유 비상장주식은 빈번한 거래가 없어 실제 거래 사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객관성과 합리성이 있는 자료로 주식 가액을 평가하도록 합니다.

평가 방법에 따라 가치 '천차만별'
거래 사례가 없는 비상장주식의 가치 산정을 위해 실무에서는 다양한 평가 방법이 활용됩니다. 법원은 회계법인이나 감정평가법인에 감정을 의뢰해 공정한 가액을 산정하는데, 주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순자산가치법은 평가 시점 기업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입니다. 기업의 현재 재무상태를 반영하지만 미래 수익성은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금흐름할인법(DCF)은 기업이 미래에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해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이나 기술 기반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유용하며, 순자산가치법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될 수 있어 재산분할 청구권자 측이 선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감정인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크고, 미래 수익 예측의 불확실성과 할인율 산정의 자의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도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1주당 순손익가치(수익가치)와 1주당 순자산가치를 각각 3대2 비율로 가중평균한 금액으로 평가합니다. 이는 기업의 계속성을 전제로 수익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 것입니다.

다만 가중평균 가액이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보다 낮으면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를 최저한도로 합니다. 주식 가치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예외적으로 부동산 보유 비율이 50% 이상인 '부동산 과다보유 법인'은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3대2가 아닌 2대3 비율로 가중평균하거나, 순자산가치로만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 방법은 감정평가자의 주관적 개입을 막아 예측가능성과 법적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회사의 실제 가치를 반영하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 적용하느냐가 관건"
판례는 비상장주식의 평가방법을 규정한 관련 법규들이 제정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어느 한 가지 평가방법이 항상 적용돼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당해 회사의 상황이나 업종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한 가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856 판결,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3다69638 판결 등).

어떤 평가 방법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주식 가치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치열한 법적 다툼이 벌어집니다.

비상장주식의 가치평가는 이혼 재산분할 소송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절차입니다. 법원의 감정 절차를 거치더라도, 어떤 평가 방법을 적용하고 관련 자료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상장주식을 둘러싼 이혼 분쟁에서는 기업 가치 분석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회계사, 감정평가사와의 협업 및 이혼소송 전문가의 전략적인 법률 조력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통해 복잡한 재산분할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정당한 몫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