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강제 참석과 음주를 강요하던 회식 문화가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로 달라지고 있는 가운데, 배우 한고은이 데뷔 초기 회식 문화로 충격받았던 사연을 공개했다.
한고은은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은언니 한고은'에 올린 영상에서 술 관련 주제에 "술은 일찍 배웠지만, 소주는 한국에서 처음 먹어봤다"며 "드라마 끝나고 쫑파티 때 감독님이 술을 주시니 거절하지도 못하고 계속 받아마셨다. 그때는 아기니까 뺄 수가 없었다"고 떠올렸다.
데뷔 초기 드라마 감독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술을 주는 대로 다 받아 마셨다는 것. 한고은은 "나중에 세보니 7병을 먹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고은은 '소주 7병이면 죽는 수준 아니냐'는 말에 "안 죽더라. 심지어 걸어 나와서 차량에 점프했던 게 마지막 기억"이라며 "3일을 드러눕고 그 이후로 소주를 잘 안 마신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고은은 당시 회식을 계기로 술을 거절하는 방법을 배웠다면서 "지금은 술 문화가 많이 좋아져서 권하지 않는데, 우리 때는 선배들이나 어르신들을 맞춰야 하는 문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고은의 말처럼 회식 참석을 강제하거나 회식 자리에서 음주를 강요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술이 없는 회식', '점심 회식', '자율 참석' 등 간소한 회식 문화로 바뀌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 회식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직장인들도 늘어났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2023년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회식 문화 관련 인식 조사 결과에서 현 직장의 회식 문화를 마음에 들어 한 응답자는 52.9%로 절반을 넘었다. 45.9%를 기록했던 전년보다 증가했다.
회식 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술을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응답이 46.7%(중복응답)로 가장 많았다. '비교적 일찍 끝나서'라는 응답은 40.6%, '팀·부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서'는 35.9%였다. 부정적인 인식도 적지 않았다. 반면 응답자 중 48.6%(중복응답)는 '회식을 업무의 연장으로 느낀다'고 답했다. '회식이 늦게 끝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응답도 38.2%로 상당했다.
조사 기관 측은 "과거 강제 참석과 음주를 강요하던 것과 달리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에서 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지금의 회식 문화에 대한 긍정 평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여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직군에 따라 회식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이 여전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직장갑질119 이상운 노무사는 "회식을 강요하거나, 회식에서 일방적으로 배제하는 행위는 분명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회식을 통해서만 소통과 단합이 가능하다는 고리타분한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